습진은 피부염과 동의어로 사용되지만, 발병 원인이 외부 요인인 경우에는 피부염(접촉성 피부염 등)이라는 용어가 더 많이 사용된다. 내부 요인과 외부 요인 중 어떤 것이 발진을 일으켰는지 알 수 없을 때는 발진의 분포상태를 기준으로 감별진단이 가능한데 아토피성 습진은 고초열이나 천식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습진 환자의 80%는 고초열이나 천식의 가족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러한 유전적 배경 아래 발생하는 습진을 아토피성 습진이라고 한다. 아토피성 습진은 20%의 어린이에게 영향을 미치지만 상당수 어린이들은 어른이 되면서 증상이 사라지거나 호전되고 성인의 2-10%에서 아토피성 습진을 앓게 된다. 아토피(atopy)란 용어는 유전적으로 발생하는 일련의 질환(습진, 천식, 고초열)을 지칭하는 데 사용돼 왔다.

습진은 건조하고 얇은 비늘이 벗겨지며, 염증과 작은 적색 반점들을 동반하는 것이 특징이며 피부가 갈라지고 삼출물이 흐르거나 때로는 두꺼워지기도 하며 발진은 자극에 민감하고 종종 심한 가려움증을 유발한다. 발진이 발생하는 부위는 연령대에 따라 다르며 유아의 경우 기저귀 차는 부위, 목, 뒤통수, 얼굴 등에 잘생기고 성인의 경우 목, 손등, 사타구니 항문주위, 발목 등에 발진이 가장 많이 생기는데 발진과 간찰진이 헷갈릴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간찰진은 진균 감염에 의해 발생하는 질환으로 여성의 가슴아래, 사타구니, 겨드랑이와 같이 접힌 부분에 흔히 발생한다. 접촉성 피부염은 피부를 자극하는 물질이나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하는 물질에 의해 발생한다. 또 자극성 접촉 피부염은 작업상 물에 오랫동안 노출되는 직종 종사자들에게 가장 많이 발생하며 알레르기성 접촉 피부염은 크롬산염, 니켈, 고무, 수지, 염료, 특정식물 등에 대한 반응으로 발생한다. 기저귀 피부염은 자극성 접촉 피부염의 대표적인 사례로 감염에 의해 악화될 수 있다.

피부염에 많이 사용되는 국소용 히드로코르티손과 클로베타손제제는 얼굴이나 항문, 생식기에 바르지 말아야 하며 중증 습진 환자에게 사용하는 것도 금지 돼 있다. 접촉성 피부염은 국소용 약물에 의해 초래되거나 악화될 수 있는데 국소마취제, 항히스타민제, 항생제, 소독제는 모두 알레르기성 피부염을 유발할 수 있으며 일부 보존제 역시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다. 또 국소용 약품에 첨가되는 첨가제도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경증 내지 중간 정도의 아토피성 습진, 자극성·알레르기성 접촉 피부염은 대체로 치료가 잘 되지만 1주가 지나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으면 병원 치료를 받는 것이 좋으며 삼출물, 딱지 등 감염의 증거가 있는 경우나 심한 피부 균열, 출혈 등 증상이 심각한 경우,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 등에는 병원 치료를 받아야 한다.

피부염에 많이 사용되는 히드로코르티손은 자극성·알레르기성 피부염, 벌레물림, 경증 내지 중간 정도 습진에만 사용할 수 있으며 감염된 피부에 사용되는 것은 금지돼 있다. 또 10세 이상의 어린이와 성인에게만 투여가 가능하며 치료 기간은 1 주일을 초과하면 안된다. 국소용 클로베타손은 단기적으로만 사용해야 하며 12세 이상 환자의 습진과 피부염을 치료하는 데만 사용돼야 한다. 주향미 약사 (대전시약사회 여약사담당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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