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88 프로젝트] 변비

변비 참고 사진. 사진=건양대병원 제공
변비 참고 사진. 사진=건양대병원 제공
운동 부족, 서구화된 식생활 등으로 인해 대장질환이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변비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 변비로 고생하고 있는 사람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도 변비에 대해 스스로 진단하고 약을 먹거나 확인되지 않은 민간요법 등으로 자가 치료를 하는 경우가 많다. 전문의의 처방 없이 무분별하게 사용되고 있는 약제나 식품은 상당수가 약효가 빠른 자극성 완하제(배설을 촉진하는 약제), 복합제제로 사용되고 있어 장기간 사용 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구훈섭 건양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의 도움말로 변비의 원인과 치료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변비란= 변비는 일반적으로 1주일에 3회 미만으로 배변 횟수가 적어진 상태를 일컫는다. 배변 시 과도한 힘주기, 딱딱한 변, 불완전한 배설감, 항문 폐쇄감, 배변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손가락을 사용하거나 아랫배를 누르는 행위 등도 변비를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 변비는 대장이나 직장 항문 자체의 운동 장애로 인한 특발성 변비와 다른 기저 질환이나 여러 가지 약제들로 인한 2차성 변비로 구분할 수 있다. 2차성 변비의 원인으로는 대장의 폐색을 일으킬 수 있는 대장암, 항문 협착 등 기질적 병변, 갑상선기능 저하증이나 당뇨병 등의 내분비 질환과 파킨슨병이나 뇌혈관질환으로 인한 중추신경계병변 등의 전신 질환들이 있다. 또 칼슘 길항제, 마약성 진통제, 항정신신경제 등 약물복용도 변비를 일으킬 수 있다.

2차적인 원인을 배제한 만성 기능성 변비 환자의 경우에는 배변의 여러 과정 중에 자주 이상이 발생하는 부분을 중심으로 세 가지로 그 원인을 나눠 볼 수 있다. 첫째는 대변이 형성될 수 있을 만한 음식과 수분 섭취량이 적은 경우다. 둘째는 대장 운동이 저하되는 것으로서, 소위 서행성 변비나 대장 무력증이라고 불린다. 셋째는 직장 항문의 배변 기구가 변을 볼 때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하는 경우다. 골반저 기능이상, 항문경 등으로 불리는데 정상적으로 변을 볼 때에는 항문 괄약근과 치골직장근의 이완이 필요하다. 하지만 외항문괄략근과 치골직장근이 이완되지 않거나 오히려 수축하는 경우 변비가 생길 수 있다.

◇변비의 진단= 변비의 진단은 먼저 변비를 초래할 수 있는 2차적인 원인인 약제, 기질적인 질환 및 전신 질환을 배제하는 것이며 그 다음은 자세한 문진과 신체검사를 통해 만성 변비의 원인을 파악, 적절한 검사와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다. 기질적인 대장의 병변 특히 대장암 배제를 위해서는 바륨 조영술 혹은 대장내시경검사 등을 실시한다. 변비가 최근에 발생했거나 점점 악화될 때, 혈변이 동반될 때, 변의 굵기가 가늘어질 때, 체중감소, 식욕감소 등이 동반될 때, 대장암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반드시 대장의 전체적인 검사가 필요하다. 충분한 식이섬유의 섭취에도 불구하고 변비가 지속되는 2차적인 원인이 없는 환자에게는 대장의 운동기능을 평가함으로써 변비의 병태생리 규명에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대장의 운동 기능을 평가할 수 있는 검사로는 항문직장 내압검사, 풍선배출검사, 배변조영술과 비투과성 표지자 대장통과시간검사 등이 사용되고 있다.

◇변비의 치료= 변비환자 대부분은 하루에 한 번 꼭 규칙적으로 배변을 해야만 정상으로 알고 그렇지 않을 때는 완하제를 사용해서라도 꼭 배변을 하려고 노력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건강한 성인도 배변이 불규칙할 수 있으며, 하루 3회에서 1주일에 3회까지 매우 다양하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변비 치료의 원칙은 발병기전에 따라 치료하는 것이다. 대장암과 같은 기질적인 질환이나 전신적인 질환이 없는지 우선 확인하고 분명한 원인이 있는 경우에는 이를 교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분명한 원인이 없는 경우는 먼저 고섬유 식사, 하루 1.5-2ℓ의 수분 섭취, 규칙적인 배변 습관과 배변 자세유지 및 적당한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이호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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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훈섭 건양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구훈섭 건양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이호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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