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밤에도 기온이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가 지속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밤잠을 설치게 돼 아침부터 피곤하고, 오후만 되면 졸음이 쏟아지는 등 일상생활에 지장을 많이 받고 있다. 어떻게 해야 잠을 잘 잘 수 있을까. 한의학 의서인 `동의보감`에 소개된 잠자는 법을 통해 방법을 찾아보자.

우선 활인심의 양생지법편을 보면, `잠을 잘 때는 옆으로 누워서 무릎을 구부리고 자는 것이 좋은데, 이렇게 하면 심기(心氣)를 도와준다. 깨어 있을 때는 몸을 펴고 있는 것이 좋은데, 이렇게 하면 정신이 산만하지 않다. 대개 몸을 반듯하게 뻗고 잠을 자면 헛것(나쁜 기운)을 불러들이게 된다. 공자가 죽은 사람처럼 똑바로 누워서 자지 않았다는 것이 이것을 말한 것이다`라는 내용이 있다. 이때 왼쪽으로 눕는 것보다 오른쪽으로 눕는 것이 간이나 폐, 위장의 기능 유지에 좋다. 왼쪽으로 눕게 되면 심장이 밑으로 가면서 폐로 공급되는 산소와 혈액 균형이 깨지고, 위장이 밑으로 가면서 장 운동이 원활하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또한 심장이 나쁘면 심장을 낮추고 머리와 발을 높이고 누운 자세가 좋으며, 요통이 있는 경우에는 옆으로 눕고 양 다리 사이에 베개를 끼우는 것이 좋다.

다음으로 세의득효방 `도림양성`편을 보면, `낮잠을 자면 안 된다. 낮잠을 자면 기운이 빠진다. 또한 밤에 잘 때는 항상 입을 다물고 자야 하는데, 입을 벌리고 자면 기운이 빠지고 사기가 입으로 들어와 병이 생긴다. 사람이 죽은 사람처럼 똑바로 누워서 자면 나쁜 병이 생기게 된다. 대개 사람은 하룻밤 자는 동안 다섯 차례 엎치락 뒤치락하기 마련이다`라는 내용이 있다. 낮잠을 자게 되면 밤에 잠을 못자는 악순환이 반복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하며, 입을 벌리고 자게 되면 입안이 마르게 되고, 편도가 붓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자다가 몸을 움직이는 것은 몸의 일부분이 눌려 순환이 안 되는 경우를 막기 위한 것이므로 한쪽 팔을 깔고 눕거나 손을 가슴에 올리고 자지 않도록 한다.

또한 이동원 선생의 비위론 `섭양`편을 보면, `밤에 편안하게 잠을 자지 못하는 것은 이불이 두꺼워 열이 막혔기 때문이다. 빨리 이불을 걷고 땀을 닦아준다. 이불이 얇아 추울 때는 이불을 더 덮어줘야 잠자는 것이 편안해진다. 배가 고파서 편안하게 잠을 자지 못하면 조금 먹고, 배가 불러서 편안하게 잠을 자지 못하면 차를 마시거나 조금 걷거나 앉아 있는 것이 좋다`라는 내용이 있다. 잠을 잘 때 기온과 습도가 중요함을 이야기 하고 있다. 평상시 침상 내 온도는 32-34도 전후로, 습도는 60%로 유지하는 것이 좋은데, 요즘과 같이 열대야가 지속되는 여름철에는 침실 온도를 25도 정도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또한 공복감이 들면 약간의 간식을 섭취해 주는 것이 좋은데 바나나에는 숙면에 도움을 주는 트립토판이 들어있어 수면각성 사이클을 일정하게 해주므로 잠자기 1시간 전에 섭취하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활인심의 `양생지법`편을 보면, `잠을 잘 때 등불을 켜놓으면 사람의 신(神)이 편안하지 못하다`라는 내용이 있다. 잠자리에서 불빛(핸드폰 조명 등)은 멜라토닌의 생성을 억제해 수면장애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멀리하는 게 좋다. 박정용 천수당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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