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대안학교] ②학교부적응 청소년들의 마지막 희망 대안학교

대전시교육청이 수년간 위탁·운영해 온 대안학교에 대한 지원 확대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사이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이 떠 안았다.

2013년부터 학업중단 예방을 위한 대안교육 위탁기관을 지정한 시교육청이 물가 상승 대비 지원금은 단 한푼도 올리지 않으면서 이들 위탁기관은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교육 프로그램의 축소가 불가피했다.

21일 대전시교육청에 따르면 대인관계, 학교폭력 등으로 인해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고 학업을 중단한 학생은 2016년 912명에서 지난해 822명으로 줄었으며 해마다 감소하는 추세다.

대안학교는 학생들에게 심리치료는 물론 맞춤형 수업을 통해 다시 공교육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거나 학교로 돌아가는 것을 거부하는 학생들의 경우 학업을 마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처럼 학교부적응 학생들이 학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기틀이 마련되면서 학업중단 학생이 감소하는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시교육청이 대안학교에 대한 지원확대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서 학생들이 방치될 위기에 처하는 등 교육적으로 역차별을 받는데 있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시교육청이 학생 1명에게 지원한 금액은 하루 1만 3000원, 이는 서울 지역이 2만 4000원을 지원하는 것과 비교하면 절반 정도 수준이다. 이에 대안학교 관계자들이 5년간 운영의 어려움을 호소했지만 시교육청은 올해 1만 4000원으로 고작 1000원을 올리는데 그쳤다.

재정이 부족한 대안학교들은 학생들을 위한 맞춤형 수업 및 심리치료, 현장체험 학습을 제공하기는 커녕 자율학습으로 대처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최소정(가명·고2) 양은 "학교에서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해서 자퇴를 생각하다가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대안학교에 들어오게 됐다"며 "학교는 틀에 박힌 교육만 하는데 이곳은 자유롭게 내가 할 수 있는 공부를 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이어 "중학교 3학년부터 대안학교에서 학업을 이어가고 있는데, 최근에는 수업 대신 퍼즐을 맞추거나 노래를 듣는 등 자율학습으로 대처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지난해에는 제과제빵 업체에서 인턴십으로 일을하면서 직업교육도 받았는데 올해는 이런 프로그램을 진행하지 않는 것 같아 아쉽다"고 덧붙였다.

강혜민(가명·고2) 양은 "중학교때는 수업시간에도 위클래스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학교에서 지원해줬는데,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나서는 가급적 상담센터를 보내지 않으려고 했다"며 "따돌림으로 어려움을 겪다가 대안학교에 들어오게 됐다. 대안학교는 벌써 자퇴하고 방황했을 나를 잡아준 마지막 희망 같은 곳으로, 지원이 늘어나서 제대로된 교육을 받고 싶다"고 말했다.정성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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