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가 어제 대전형 창업생태계 조성에 대한 의욕적인 밑그림을 내놨다. 대덕연구개발특구와 KAIST 등 국내 최고의 기술역량이 집중된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는 현실을 십분 활용하겠다는 정책적 의지가 엿보인다. 스타트업 2000개 육성에 일자리 1만 개 창출이라는 구체적이면서 야심찬 정책목표가 제시된 점도 눈에 들어온다. 대전형 창업생태계 정책이 민선 7기 대전시정의 중심 의제로 작동할 것임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스타트업 육성 정책은 허태정 시장의 선거공약이었고 이후시장에 취임해 이를 이행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갑자기 툭 튀어 나온 게 아닌 만큼 특별히 생소해 보이진 않는다. 사실 과학·기술 분야와 관련된 대전의 인적· 물적 자산은 타시도를 압도한다. 혁신적인 아이디어만 있으면 스타트업에 도전할 만한 환경과 토양 등 면에서 매력적인 도시라 할 수 있다. 허 시장이 선거운동할 때부터 스타트업을 입에 달고 다닌 것도 스타트업이야말로 대전을 도약시킬 회심의 정책 카드라 여겼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추정을 해본다. 시 당국의 세부 계획안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예산 배분도 적잖이 늘리는 모양이고 유성구 어은·궁동 일원, 옛 충남도청사 공간 등에 거점 스타트업타운을 입지시켜 창업자들을 불러모으려는 모양이다. 아울러 초기창업 투자 전용펀드를 확대 조성하고 5대 스타트업타운과 온라인 플랫폼 운영에 직접 참여하는 민간주도형 보육·성장 체계도 구축한다고 한다.

임기 동안 허 시장은 스타트업 육성 정책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전망된다. 핵심 공약으로 내건 정책으로 시장에 당선돼 정책 추진의 정당성을 확보한 마당이고 허 시장 자신도 스타트업에 꽂혀 있어 힘이 실릴 가능성이 농후한 현실이다. 다만 스타트업 육성을 만만히 보면 안된다. 이 분야를 선도한 곳도 있고 무엇보다 고성장·고수익 대비·고위험이 따는 게 스타트업이다. 숫자논리와 씨름하지 말고 내실을 기하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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