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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톡톡] 반려동물 건강보험

2018-09-14기사 편집 2018-09-14 0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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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는 반려동물도 사람과 마찬 가지로 다양한 종류의 질병이 나타내게 된다. 특히 노령동물이 늘어나면서 암은 물론이고 당뇨와 신부전 같은 대사성질병과 안과, 치과영역의 질병들, 한방과 재활치료 분야까지 질병의 예방과 치료 분야가 확대되고 있다. 반려동물과 더불어 살아온 시간이 길수록 질병상태의 반려동물에 대한 보호자의 안타까움과 치료에 대한 욕구가 더욱더 강할 것이다.

한 소비자시민모임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4%가 반려동물을 양육하면서 지출하는 비용 중 의료비가 가장 부담스럽다고 답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반려동물 보험은 L손해보험, S화재, H해상 등에서 판매하고 있으나 연간 보험료가 10억 원 안팎에 불과하고 가입률은 일본의 0.2% 수준으로 매우 저조해 제대로 운영되고 있지 않다. 이유를 살펴보면 우선 병원마다 진료수가가 달라 보험료 산출이 어렵다는 점이다. 현재의 반려동물의 진료비 체계는 사람의 진료비체계와는 다르다. 동물병원들 사이의 경쟁을 유발해 진료비 부담을 낮추자는 취지로 표준수가제가 1999년 폐지되면서 병원마다 진료비를 자유롭게 결정하게 되어 같은 진료를 받아도 진료비가 병원마다 차이가 나게 된다. 보호자들은 진료비가 천차만별이라고 오해할 수 있으며 그 비용이 적정한지도 궁금해 할 것이다. 또한 현재 시행되고 있는 동물등록제가 제대로 운영되고 있지 않아 보험의 관리가 매우 어렵다는 점이다. 보험회사 측에서는 동물등록제의 유명무실로 인해 동물의 연령이나 외모를 속일 수 있는 개연성이 많아 운영에 어려움을 격고 있다. 이외에도 보호자 입장에서는 필수로 받아야 하는 예방접종이나 비용이 많이 드는 치과나 관절분야에 대한 보험적용이 제외되어 있고 본인부담금도 상당하게 발생하게 되어 실제로는 반려동물 보험에 가입되어 있다 해도 치료비를 보험으로 보장하기에는 역부족인 경우가 많다. 더욱이 실질적으로 질병이 발생하는 6세 이상에서는 보험의 가입이 어려우며 월보험료도 적은 금액이 아니어서 가입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

지난 8월 2일 보험개발원은 반려동물보험에 대한 참조순보험요율 산출을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참조순보험요율이란 쉽게 말하면 보험회사가 보험을 판매할 때 보험료를 얼마정도 받아야 손해가 나지 않는지 알려주는 것이다. 보험개발원은 반려동물 개체가 2010년 476만마리에서 지난해 874만마리로 83.6% 증가했다고 조사되었으며 반려동물 등록률이 높아지는 가운데 의료 기술과 영양상태 개선으로 평균 수명이 길어지는 등 보험시장 환경도 우호적이라고 진단했다. 반려동물 보험은 그만큼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큰 분야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는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사회보장제도인 국민건강보험제도가 있다. 하지만 이제도도 처음부터 지금의 틀을 갖춘 것은 아니었다. 1960년대 우리나라는 한번 병에 걸리면 막대한 치료비를 감당해야 했고 가난하여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면 생명을 잃는 일이 다반사였다. 1963년 의료보험법을 제정해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의료보험조합을 설립할 수 있게 되었고 일정규모 이상의 사업장에서 직장의료보험이 확대되었으며 이후에 자영업이나 농민들을 대상으로 지역의료보험제도가 만들어졌다. 초기에는 전국에 수백 개의 의료보험조합이 구성되어 독자적인 회계시스템으로 운영되었으며 지역을 벗어나면 진료가 제한되는 등 불편이 증가해 이를 해소하기 위해 1990년대 초반 전국의 지역 의료보험 조합을 통합하고 직장의료보험까지 하나로 통합해 2000년에 지금의 국민건강보험공단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국민건강보험의 법적근거는 헌법의 사회복지 증진의무 규정에 의해 제정된 사회보장기본법이다. 사회보장기본법에는 국민의 건강과 소득을 보장하기 위해 사회보험제도를 둘 수 있으며 이는 민간보험과는 책임주체(국가 : 개인), 법적근거(사회보호법 : 상법), 가입의 강제성(의무 : 임의), 보험료의 부담방법(소득수준 : 위험크기) 등이 크게 다르다. 사회보장법에 의하면 다양한 사회적 위험으로부터 모든 국민을 보호하고 국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필요한 소득·서비스를 보장하는 사회보험, 공공부조, 사회서비스를 사회보장으로 규정하고 있다. 사회보험은 '국민에게 발생하는 사회적 위험을 보험의 방식으로 대처함으로써 국민의 건강과 소득을 보장하는 제도를 말한다'고 정의하고 있다.

사회보장과 사회보험의 해석을 넓혀 보면 반려동물과 더불어 살아가는 국민들의 행복, 경제적 손실의 보장과 생명 존중의 박애정신을 실현하기 위해 사회보험 제도를 반려동물의 영역까지 넓힐 수 있지 않을까 제안해 본다. 현재 국민건강보험과 같은 방식으로 반려동물보험도 보호자의 소득 분위에 따른 보험료를 걷으며 일부 의료비는 보호자가 부담하는 방식을 도입해 여기에 민간보험이 보조하는 방식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초창기에는 동물병원을 지정해 치료 받게 해서 보완하는 방법을 고려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보다 많은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겠지만 국민건강보험의 초창기 모델인 의료보험조합 제도를 도입하고 독일과 같은 반려동물 의료수가 제도를 반영해 의료비의 간격을 안정화시키며 실질적인 동물등록제가 운영되게 한다면 점차적으로 공적 보험제도의 여건이 성숙하게 될 것이다. 많은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으며 해결해야할 문제점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언젠가는 우리나라에도 국민건강보험과 같은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반려동물 건강보험제도가 만들어지는 것이 가능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기대해 본다.

정주영(충남대 수의과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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