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와 과제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일 백두산에서의 마지막 친교행사를 끝으로 지난 18일부터 이날까지 2박 3일간의 `2018 평양 정상회담`을 마무리했다.

양 정상은 이 기간동안 `9·19 평양선언`에 합의해 사실상의 남북간 종전선언은 물론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 비핵화 재개를 위한 단초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특히 양 정상은 생방송으로 전 세계에 공개된 상황에서 수차례 파격적인 빅 이벤트를 연출해 한반도는 물론 국제사회에 강한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최대관심사였던 `비핵화 논의`와 관련해서도 비교적 성공적이었다는 평가가 대체적이나, 북미간 협상을 아직 장담할 수는 없는 상황이어서 남북미는 물론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문 대통령에 대한 극진한 예우와 파격적인 이벤트는 수 많은 `최초`를 만들어냈다. 문 대통령이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할 때부터 첫 `최초`가 시작됐다. 김 위원장 내외가 직접 공항영접을 나와 비행기 아래에서 방북단을 맞이했고, 21발의 예포를 발사해 국가원수에 대한 예를 다했다. 첫 날의 압권은 두 정상의 동승 카퍼레이드다. 공항에서 숙소인 영빈관까지 10만 명이상의 주민이 도열해 환영인사를 건넸고, 공항 출발시 각각의 차량에 탑승했던 양 정상은 중간에 내려 시민들과 인사를 나눈 뒤 무개차에 동승, 카퍼레이드를 펼쳤다. 방북 첫날 1차 정상회담을 가진 것도 이번이 처음이며, 김 위원장의 집무실인 조선노동당 본부청사에서 회담을 가진 것 역시 최초다. 다음 날 능라도 5·1 체육관에서 15만 명의 북측 주민 앞에서 문 대통령이 연설기회를 가진 것 역시 파격적인 첫 이벤트이며, 마지막날 평소 `중국이 아닌 북한 땅을 통해 백두산에 오르고 싶다`는 문 대통령의 바램을 받아들여 김 위원장이 `백두산 동반 산책`을 마련한 것은 파격의 화룡점정으로 꼽힌다.

이번 회담의 결과물인 9·19 선언의 핵심은 크게 세 가지다. 우선 남북간 군사적 긴장을 줄이는 방안에 합의하면서 사실상의 한반도 종전을 선언했다. 문 대통령이 평양 시민들 앞에서 "우리 두 정상은 한반도에서 더 이상 전쟁은 없을 것이며, 새로운 평화의 시대가 열렸음을 8천만 우리 겨레와 전 세계에 엄숙히 천명했다"고 확인하기도 했다.

`비핵화 조치`도 대체로 진일보 했다는 평가다. `미래의 핵 위협`을 상징하는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주변국 참관하에 영구적 폐기하겠다고 약속했고, `현재의 핵`인 영변 핵시설 영구 폐기에 대해서도 미국의 상응 조치를 전제로 약속했다. 무엇보다 김 위원장이 "조선반도를 핵 무기도, 핵 위협도 없는 평화의 땅으로 만들겠다"고 직접 언급한 점 역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선언문의 백미는 김 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 약속이다. 문정인 특보는 이에 대해 "주변에서 전부 반대했지만 김정은 위원장이 독자적으로 결정했다고 한다. 지난 2000년 6·15 선언 당시 마지막 부분에 `답방한다`는 내용이 있었는데 북한에서 반대가 많았다. 당시 김대중 전 대통령이 가까스로 받아냈지만 결국 이뤄지지 못했다. 그런 맥락에서 김 위원장이 어려운 결정을 했고, 문재인 대통령이 독려했다"고 설명했다.

정상회담이 마무리되면서 이제 북미간 협상재계에 관심이 모아진다. 북한이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나름의 비핵화 조치 카드를 제시한 만큼, 한미 및 북미간 협상 채널이 총 가동돼 가시적 성과를 내기 위한 움직임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24일 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간 뉴욕 회동이 중요 변수령이 될 개연성이 크다. 평양회담에서 나온 중재안과 알려지지 않은 메시지를 토대로 남북미는 물론 국제사회의 관심과 노력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기다.

평양공동취재단·서울=송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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