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환절기 늘어나는 감기환자

가을은 선선한 날씨 덕분에 야외활동이 크게 증가하는 시기다. 하지만 일교차가 큰 특성 때문에 대표적인 호흡기 질환인 `감기`에 대한 걱정 또한 늘어나는 계절이기도 하다. 일생동안 한번도 걸리지 않는 사람은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흔한 질환인 감기는 우리나라에서 한 해에 전체 인구 수의 절반에 이르는 환자를 발생시키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를 살펴보면 지난해 국내에서 감기로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는 1954만 4919명으로 집계됐다. 2013년과 2014년 감기 환자 수가 각각 2096만 1881명, 2053만 2303명을 기록했던 것보다는 소폭 감소한 결과다.

단순히 수치만 놓고 보면 남성보다는 여성에서 조금 더 많은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남성 감기 환자는 877만 6815명, 여성은 이보다 많은 1076만 8104명을 기록했다. 연령별로는 남성의 경우 0-9세에서 183만 5251명으로 가장 많은 환자가 나왔다. 그 뒤로 10대(125만 6077명), 30대(124만 2594명), 40대(120만 4987명), 50대(105만 5777명) 등 순이었다. 여성 또한 174만 2101명을 기록한 0-9세 감기 환자 수가 가장 많았다. 또 30대(169만 5928명), 40대(155만 6951명), 20대(131만 3567명) 등이었다.

감기(급성비인두염, Common cold)는 바이러스를 포함한 여러 병원체에 의한 급성 상기도 감염이며 사회생활과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매우 흔한 질환이다. 한의학에서는 감기를 감모(感冒)라고 하며 바람과 추위라는 뜻이 담긴 상풍(傷風), 상한(傷寒)이라고 하며 인체의 외부방어 기능인 위기(衛氣, 면역력)가 약해져 외사(外邪, 외부로부터의 좋지 않은 기운, 바이러스 감염 및 온도의 변화)가 침입해 발병하는 것으로 본다.

감기가 발생하는 경과는 처음 외부나 타인으로부터 바이러스가 전파돼 체내에 침입한 후 12-72시간이 경과하면 증상이 발생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어떤 과정으로 증상이 발생하는지 정확히 규명되지는 않았으며 바이러스 침입 후 호흡상피세포의 손상과 여러 화학매개체 및 자율신경계통을 통해 증상이 발생한다고 추정되고 있다. 감기의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 중 가장 빈도가 높은 것은 리노바이러스이고 이외에 코로나 바이러스, 호흡기세포 융합 바이러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파라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등이 해당된다. 빈도는 낮지만 아데노바이러스, 엔테로바이러스, 풍진 바이러스, 홍역 바이러스도 간혹 감기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리노바이러스 중 종류가 다른 형태의 바이러스는 그동안 알려진 것만으로도 100여 가지가 넘는다. 때문에 감기에 자주 걸리게 되고 감기가 다 나았어도 다시 감기에 걸리게 된다. 게다가 리노바이러스에 의한 감기의 경우 간염백신, 독감백신과 달리 아직까지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이 개발되지 않은 상태다.

감기의 주요 증상은 콧물, 코막힘, 재채기, 인후통, 기침 등 주로 코, 인두부와 인후부 등 상기도에 국한된다. 발열의 경우에는 유아와 소아에서 성인에 비해 더 흔하게 나타난다. 인후통, 권태감과 발열이 시작된 후 하루나 이틀이 지나면 콧물, 코막힘과 기침이 발생하며 인후부의 건조감, 이물감 등 증상도 느낄 수 있게 된다. 증상이 시작된 후 2-3일까지 심해진 뒤 1주일 정도 지나면 대부분 증상이 사라지는데 일부 환자에서는 증상이 2주까지 지속되기도 한다. 또 감기로 인해 인후부가 손상되고 특히 건조한 계절에 손상된 인후부가 정상으로 회복이 되지 않으면 기침, 가래, 후두부의 이물감이 3주 이상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

김민지 을지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성인보다 신체 조절 능력이 떨어지는 아이들은 갑작스런 온도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감기에 가능성이 높다"며 "또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등 단체생활을 많이 하기 때문에 감기에 옮을 기회도 많은 편에 속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이들은 별다른 치료 없이도 대부분 3-7일 사이 낫지만 간혹 비염이나 중이염 등이 남을 수도 있다"며 "하지만 드물게 폐렴이나 기관지염 등과 같은 합병증이 생길 수 있으므로 보호자의 세심한 관찰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박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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