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박4일간의 프랑스 국빈방문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프란치스코 교황의 평양방문을 요청하는 북한의 메시지를 들고 두번째 방문국인 이탈리아 로마 다빈치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문 대통령의 이탈리아 순방은 한·이탈리아 정상회담, 한반도 평화를 위한 성베드로 성당미사, 교황 단독 면담 순으로 진행된다.

이 중 최고의 관심사는 18일 낮 12시(현지시각)부터 진행될 예정인 교황과의 단독면담이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교황 초청 메시지를 전달하게 된다. 교황의 방북은 북한을 정상국가로 복원시키는 데 상당한 의미가 있을 것이라는 게 청와대의 기대로 보인다. 북미협상이 교착 상태인 상황에서 교황의 방북이 성사된다면 북한은 전 세계를 상대로 이미지를 개선할 수 있어 전 세계의 불신의 벽을 낮추고 나아가 미국까지도 움직일 수 있는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각종 개혁으로 유명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평소 한반도 문제에 관심이 크다는 점도 기대감을 높이는 대목이다.

교황은 지난 2014년 방한 당시 "한국은 하나의 언어를 사용하고 있는 점이 평화의 씨로서, 이를 잘 심고 가꾸어 나가면 한반도는 점차 하나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으며, 올해 4월 1차 남북 정상회담을 앞둔 시기에는 "핵무기 없는 한반도를 만들기 위한 진지한 여정을 달성하고자 하는 남북한 지도자들의 용기 있는 약속에 기도로 함께 동행할 것"이라고 힘을 보탰다. 6월 북미 정상회담 때는 "사랑하는 한국인들에게 우정과 기도를 보낸다. 싱가포르에서 개최될 회담이 한반도와 전 세계의 평화로운 미래를 보장하는 바람직한 길을 개척해 나가는 데 기여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통상 외국정상과의 면담 시간이 30분인데 반해 이번 문 대통령과의 면담은 1시간으로 예정돼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교황과의 면담에 앞서 문 대통령은 17일 저녁 교황청의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교황청 국무총리 격인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장이 집전하는 미사에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참석했다.

국무원장이 직접 미사를 집전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로 한반도 평화정착에 대한 교황청의 각별한 관심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미사 후에는 한국 정부의 한반도 평화정착 노력을 주제로 한 문 대통령의 연설도 예정돼 있다.

서울=송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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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청을 공식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7일 오후 (현지시간) 로마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장이 집전한 `한반도 평화를 위한 특별미사`에서 성가를 부르고 있다. [연합뉴스]
교황청을 공식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7일 오후 (현지시간) 로마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장이 집전한 `한반도 평화를 위한 특별미사`에서 성가를 부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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