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를 넘어 세계 속에서 빛나는 지금 우리의 한류처럼 1980-1990년대 홍콩 배우들도 우리나라에서 큰 인기를 끌던 때가 있었다.

당시 손가락에 꼽을 수 없을 만큼 많은 홍콩 배우들이 인기를 등에 업고 영화나 노래 홍보를 위해 방한하거나 심심치 않게 국내 광고에도 출연하는 등 국내 톱스타들 보다 더한 이목을 받았다.

대표적 배우가 `주윤발`이다.

홍콩 느와르의 전설인 된 영화 `영웅본색`에서 `주윤발`은 바바리코트를 입고 성냥개비를 문 모습이나 달러에 불을 붙여 담배를 피우는 모습으로 당시 뭇남성들을 따라쟁이로 만들었다.

할리우드에도 진출한 `주윤발`은 연기 스펙트럼을 넓히면서 꾸준한 사랑을 받았다.

그가 최근 언론을 통해 전한 소식으로 국내는 물론 전 세계인들에게 진한 여운을 남겼다.

자신의 재산 99%인 56억 대만달러, 우리 돈 8100억 원을 사회에 기부하겠다는 것.

천문학적인 기부금액도 놀랍지만 평소에도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소탈함이나 한 달 용돈이 12만 원에 불과한 검소함 등 톱스타에 어울리지 않은 그의 일상이 더 화제가 됐다.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진정성을 보였다는 극찬이 아깝지 않은 그다.

그는 재산 기부 의사를 밝히면서 "그 돈은 내 것이 아니고, 잠시 보관하고 있는 것일 뿐"이라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

육사 생도 시절 위암으로 숨진 아들의 유족연금을 모아 아들의 모교인 육사에 기부한 아버지 소식도 훈훈함을 준다.

고 이상엽(육사 44기) 소위의 아버지 이승우(84) 씨는 최근 육사에 1억 원을 발전기금으로 기부했다.

1984년 육사에 입학한 이 소위는 1학년 때 우수생도로 뽑혀 미국 육사에 파견돼 공부하던 중 위암에 걸렸고, 치료를 받다 결국 21살에 병마를 이기지 못했다.

이 씨는 아들의 유족연금을 31년 간 모았고, 이 소위가 중·고등학교 시설 저금통에 모아두었던 용돈까지 합쳐 이번에 기부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는 "아들이 못 다 이룬 애국의 꿈을 후배 생도들이 이뤄 달라"고 당부했다.

금액이 많고 적음의 차이는 있을지 몰라도 기부에 담긴 마음의 크기 편차가 없기에 기부자들이 사회에 전하는 울림은 그만큼 클 수밖에 없다.

`같이의 가치`를 위한 기부의 나비효과가 필요한 요즘이다.

박계교 지방부 서산주재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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