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균 한화이글스 선수
김태균 한화이글스 선수
지난 2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한화이글스와 넥센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

3-3으로 맞서고 있던 9회 초 1사 1루, 선발 출장한 김태균이 타석에 섰다. 넥센 불펜 이보근이 초구 시속 144㎞의 직구를 한가운데로 던졌다. 김태균은 초구를 피하지 않았다.

몸 한 가운데 들어오는 직구를 밀어쳤고 공은 우중간을 갈랐다. 1루에 있던 이성열은 3루를 지나 홈까지 무려 3개 베이스를 달리는 투혼 질주를 펼쳤다. 역전 2루타.

팽팽했던 승부는 4-3으로 한화가 역전승으로 마무리됐다.

11년 만에 진출한 포스트시즌에서의 첫 승. 해결사는 베테랑 김태균이었다. 한화의 포스트시즌 승리는 2007년 10월 12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준PO 3차전 이후 무려 4028일 만이다.

이날 승리로 한화는 플레이오프 진출 희망의 불씨를 살렸다.

김태균이 결정적 한방으로 가을야구 벼랑 끝에 몰린 팀을 구해냈다.

2001년 한화에서 데뷔한 김태균은 올해로 17년 된 한화의 프랜차이즈 선수다.

팀의 베테랑이자 기둥인 김태균의 지난 16시즌 평균타율은 무려 0.325에 이른다. KBO 통산 303호의 홈런을 기록했다.

그러나 올 시즌은 잦은 부상이 문제였다.

정상적 컨디션 회복이 어려웠던 김태균은 정규시즌의 절반(73경기) 밖에 뛰지 못했다.

그럼에도 올 시즌 타율은 0.315로 높았고 홈런도 10개나 쏘아올렸다.

완벽한 컨디션을 찾지 못하자 한용덕 감독은 주전보다는 중요한 순간 대타로 김태균을 활용했다.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인 지난 13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시즌 최종전에서 김태균의 가치는 다시 한 번 증명됐다.

한화가 NC에 4-5로 뒤진 5회말 2사 1,2루 찬스에서 대타로 나서 역전 2타점 적시타를 날렸다. 한화의 정규시즌 3위를 굳힌 결정적 한 방이었다.

이는 한 감독의 포스트시즌에서의 김태균 기용 판단에도 영향을 미쳤다. 한 감독은 지난 19일 준PO 1차전을 앞두고 "김태균은 마지막 경기에서처럼 찬스에 활용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태균은 준PO 1,2차전 선발 명단에 오르지 못했다.

대신 1차전 2점차로 뒤지고 있던 5회말 2사 만루 찬스에서 대타로 등장했다.

최진행 대타로 타석에 선 김태균은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채 삼진으로 돌아섰다. 지난 20일 2차전에는 타석에 서지도 못했다.

팀이 준PO 2연패로 가을야구 절체절명에 몰린 순간, 꺼내든 카드는 김태균이었다.

한 감독은 지난 22일 3차전 라인업에 김태균을 포함시켰다. 활발한 공격으로 승리를 따내겠다는 한 감독의 전략 구상에 먼저 떠오른 건 김태균이었다.

선발로 출장한 김태균은 첫 타석에서부터 안타를 터뜨리며 실력을 증명해냈다. 그리고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한 감독의 간절한 바람에 김태균은 팀을 승리로 이끌며 응답했다. 김태균은 이날 4타수 2안타 1타점을 올리며 데일리 MVP에 뽑혔다. 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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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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