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 긴장 고조 "AI·구제역 방역에 총력"

9월 말부터 우리나라로 날아들기 시작한 철새가 약 40만 마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방역당국은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병하지 않도록 방역에 힘을 쏟고 있다.

23일 농림축산식품부는 최근 3년간 환경부 조사 결과를 고려할 때 겨울철새가 현재 약 40만 마리 이상 우리나라에 유입됐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서식 규모는 다음주쯤 환경부 조사·집계가 완료되는 대로 발표될 예정이다.

철새들이 늘어나면서 전국 각지에서 야생조류 AI 항원이 잇따라 검출되고 있다. 아직까지 고병원성으로 확인된 사례는 없지만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철새가 주로 서식하는 충남과 경기 중·북부 지역에서는 AI 항원이 아직까지 검출되지 않았으나 우리나라 겨울철새의 주요 번식지인 러시아에서 AI 발생이 증가하고 있어 긴장 수위를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철새 경보는 최고단계인 `주의`를 발령한 상태다.

최근 3년간 철새 서식규모가 컸던 주요 지역은 간월호(충남 서산), 시화호(경기 화성), 부남호(충남 태안), 철원평야(경기 철원), 한강 하구(경기 파주) 등이다.

올해 전 세계적으로 중국, 대만, 러시아 등 34개국에서 490건의 고병원성 AI가 발생했다. 농식품부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AI 발생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다고 전망하고 방역의 고삐를 더욱 바짝 죌 방침이다.

농식품부는 지난 1일부터 내년 2월까지를 AI·구제역 특별방역대책기간으로 정하고 방역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방역대책 상황실을 24시간 비상체계로 가동하고 매일 국내 방역현황을 모니터링한다. 전국 지자체와 월 2회 영상회의를 열어 지역 방역상황과 애로사항을 듣고 있다.

조사 대상 철새도래지는 지난해 88곳에서 96곳으로 확대했고 시료 채취도 2배 이상으로 늘려 검사를 강화했다. AI 항원이 검출된 4곳은 저병원성 확인 전까지 반경 10㎞에 대한 이동 통제, 소독, 검사 등 방역 관리를 했다. 실태 점검에서 방역 미흡농가로 확인된 718호와 AI에 취약한 오리 농가 831호는 전수 특별점검을 진행 중이다. 방역 미흡사항 개선되지 않는 취약농가 1482호는 전담 공무원을 지정해 농장 내외부 방역, 소독 여부를 확인토록 하고 있다.

24일에는 농식품부, 국방부, 지자체가 협력해 전국 철새도래지에서 일제 소독 캠페인을 진행한다. 농협에서 소독효과가 있는 생석회(산화칼슘) 7500포를 축사 주변에 뿌리도록 가금농가 750호에 공급한다. 또 행안부, 질병관리본부, 환경부 등과 함께 충남 천안 등 최근 5년간 AI가 2회 이상 발생한 시군 9곳에서 정부 합동 점검을 할 계획이다. 지난 동절기 AI 발생 감소에 가장 효과적이었던 방역정책이라 평가받는 오리 사육제한은 금년 11월부터 내년 2월까지 4개월간 전국적으로 시행한다.

구제역은 10월 중 백신 접종이 완료되는 대로 접종 후 1개월이 지난 가축부터 항체가 충분히 형성됐는지 전국 모니터링 검사를 하고 도축장과 출입차량 등에 대한 바이러스 검사도 시행할 계획이다.

농식품부는 "철저한 방역대책 이행과 관리로 물샐 틈 없는 방역 활동에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농장주는 책임감 있는 자세로 방역 수칙을 준수하고 국민들께서도 철새도래지 방문 등 방역조치에 협조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용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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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충남 서산시 천수만 하늘을 기러기떼가 날고 있다. 사진=서산버드랜드 제공
지난 15일 충남 서산시 천수만 하늘을 기러기떼가 날고 있다. 사진=서산버드랜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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