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일보-세종시교육청 공동캠페인] 새로운 학교 행복한 아이들 ④교육자원봉사자

세종 교육자원봉사자와 유치원, 초등학생들이 사물놀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세종시교육청 제공
세종 교육자원봉사자와 유치원, 초등학생들이 사물놀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세종시교육청 제공
교육분야에서 `교육 혁신`이 키워드로 떠오르면서 정답이 정해진 교과공부만을 강요하는 낡은 교육방식에서 벗어나 자연에서 호흡하며 만져보고, 친구들과 어울리는 `잘 노는 법`이 중요해졌다.

아이들은 마을이 키우고 그 마을에서 안전하고 행복해야 한다는 가치관 아래 혁신학교 모델 개발에 앞장서고 있는 세종시에는 학부모와 일반 시민들이 유치원, 초등학생 아이들이 학교가 끝난 후 밧줄놀이, 고무줄놀이, 비석치기 등 다양한 놀이를 함께하는 100여 명의 교육자원봉사자들이 활약하고 있다. 교실 안 수업에 매어 있던 아이들이 밖으로 나와 다양한 촉감을 느끼며 노는 법을 배우고, 집과 학교 밖에서 아이들을 지켜보기만 하던 학부모와 세종시민에게는 직접 교육자원봉사자로 아이들과 함께 호흡하는 기회가 된다.

세종시교육청은 초등학교 및 유치원 돌봄과정에서 학부모의 학교 교육 참여를 활성화하고, 기존의 마을교사와 함께 학교와 마을을 아우르는 마을교육 공동체를 완성하기 위해 학부모와 시민 대상으로 세종교육자원봉사자 연수를 시행하고 있다.

자원봉사 연수는 매년 초 △전래놀이 기초·전문가 과정 △밧줄놀이 기초·전문가 과정 △인형극 과정 등 3개 반으로 총 5개의 강좌가 개설되며 강좌별로는 15-25명을 모집한다. 방식은 방과 후 놀이강좌 개설을 원하는 학교에서 교육자원봉사자 지원 신청을 하면, 세종시교육청이 수요에 맞는 놀이교사를 매칭하는 방식이다.

그동안 정규 교육과정에서는 겪을 수 없었던 다양한 놀이로 체험교육과 환경교육을 모두 아우르는 진정한 교육의 혁신이자, 교육을 전문적으로 배운 적 없었던 시민들에게도 체험교육의 참 의미를 재 정립시켰다는 평가다.

신명희 세종시교육청 학교혁신과장은 "학교와 지역사회에 건강한 놀이문화를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세종시의 가장 큰 교육자원은 사람이다. 교육자원봉사 연수과정을 통해 자원봉사로 함께 아이를 키우는 교육공동체문화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아이들과 함께 호흡하는 교육자원봉사자

아이들에게 `놀이터 이모`로 불리는 자원봉사자들은 총 3개월에 걸쳐 자원봉사 연수의 80% 이상을 이수하고 10시간 이상의 방과후 현장 자원봉사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놀이교육을 이해하고 아이들과 직접 호흡하고 싶다는 열정만으로 학생들과 연수에 참여한 봉사자들은 나이와 신분을 잊고 즐겁게 교육을 진행하고, 3개월 후에는 현장에서 직접 교육을 진행하게 된다.

자원봉사자들은 아이들과 놀이수업을 진행하는 동안 나이와 신분을 잊고 즐겁게 놀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아이들에 대한 진심어린 애정으로 최소한의 교통비만을 지원받고 자발적으로 수업을 진행하는 자원봉사자는 어느덧 100명이 됐으며, 담임교사의 정규수업을 보조지원하는 마을교사와 함께 또 다른 아동교육의 주축으로 우뚝 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교육자원봉사자들은 세종 호수공원, 원수산 숲길 등 틀에서 벗어난 놀이공간에 밧줄을 묶고, 빈 상자를 펼쳐 놓고 아이들이 자유롭게 뛰어 놀 수 있도록 꾸민다. 교실이 아닌 다양한 곳에서 이색적인 놀이들을 배우게 되며, 지난 세종축제에서는 놀이부스를 열어 시민들에게 홍보활동을 펼쳤다.

`바나나 이모`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작년 5월부터 활동하고 있는 교육자원봉사자 김정훈 씨는 "세종으로 이사와 전래놀이 자원봉사자 연수를 알게 됐는데 `이런걸 다 가르쳐주나`하고 새로웠다"며 "놀이터 이모로 활동하면서 소극적이거나 욕심이 많았던 아이들이 점차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해가는 것을 볼 때마다 뿌듯하다"고 말했다.

◇밧줄놀이부터 인형극까지

세종시교육청은 작년에 이어 밧줄놀이, 인형극, 전래놀이 등 놀이활동 자원봉사 연수(기초과정, 지도자 과정)를 4월부터 50여 명을 대상으로 추가했으며, 놀이 연수를 이수한 자원봉사자는 지난 5월부터 10월까지 유치원과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을 위한 현장자원봉사활동을 진행했다.

교육자원봉사자들은 3개월 간 놀이연수를 통해 배운 놀이를 응용해 학교 방과후 수업에 적용하고, 변형해가며 나름대로의 수업 방식을 개발해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밧줄놀이는 형형색색의 밧줄로 각자 개성을 표현한 모양을 만들어 자기소개하기, 참가자들이 해 모양으로 묶어놓은 밧줄을 하나씩 쥐고 몸을 뒤로 젖히며 서로에게 의지하는 협동심 놀이, 해먹만들기를 통해 장비의 중요성을 배우고, 숲 속에 밧줄로 놀이터를 만들어 자연과 하나되기 체험 등 밧줄이라는 도구 하나만으로 큰 배움을 선사한다.

연수과정 중 하나인 인형극 과정은 작은 인형부터 거대한 인형까지 다양한 인형을 활용해 아이들이 접하기 어려운 전통을 소재로 장단에 맞춰 인형극을 펼쳐, 책을 통해서는 따분하게 느낄 수 있는 소재를 부드럽게 가르친다.

◇교육을 위한 충분한 지원 필요해

교육자원봉사자들은 혁신교육에 대한 호기심과 봉사심으로 자발적인 참여를 전제하고 있지만, 정규수업에 참여하는 마을교사와 달리 별도의 보수 없이 교통비와 소정의 재료비만을 세종시교육청에서 지원받고 있다.

교육자원봉사자 김정훈 씨는 "놀이교육을 진행하다 보면 다양한 재료가 필요하지만 자원봉사 특성상 지원금이 충분치 않아 사비를 들여 교구를 사기도 한다"며 "좀 더 배우고싶다는 생각으로 보수 없이 일하는 것이지만, 서류구비나 지원금 부족에 어려움을 겪을 때도 있다"고 말했다. 조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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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교육자원봉사자가 유치원 강당에서 놀이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세종시교육청 제공
세종 교육자원봉사자가 유치원 강당에서 놀이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세종시교육청 제공
김정훈 세종 교육자원봉사자가 `찾아가는 놀이보따리` 프로그램을 진행한 뒤 아이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세종시교육청 제공
김정훈 세종 교육자원봉사자가 `찾아가는 놀이보따리` 프로그램을 진행한 뒤 아이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세종시교육청 제공

조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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