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 SK와이번스 투수. 사진=연합뉴스 제공
김광현 SK와이번스 투수. 사진=연합뉴스 제공
지난 1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SK와이번스와 두산베어스의 2018 KBO리그 한국시리즈 6차전.

3-4로 수세에 몰린 SK는 9회 초 2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최정이 린드블럼의 6구 131km의 포크볼을 받아쳐 왼쪽 담장을 넘겼다. 4-4의 팽팽한 접전이 깨진 건 연장 13회초. 2사 후 주자 없는 상황에서 한동민이 유희관의 129km짜리 직구를 받아쳐 오른쪽 담장을 갈랐다. 5-4. 마무리로 올라선 김광현이 154km의 직구로 두 산의 세 타자를 말끔히 잡아내면서 승부를 냈다.

SK가 8년 만에 한국프로야구 최강자 타이틀을 손에 쥔 순간이었다.

SK가 한국시리즈에서 정규리그 1위 두산을 물리칠 수 있었던 건 `홈런군단` 명성 다운 홈런과 강력한 허리다. 힐만 감독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확률 야구, 왕조 시절의 주축과 젊은 선수들의 절묘한 조화가 이뤄낸 반전이다.

SK의 대포는 정규리그는 물론 포스트시즌도 평정했다. 이 홈런은 SK를 2007년과 2008년, 2010년 이후 8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컵을 되찾게 만든 저력이다.

SK의 홈런포는 정규리그에서만 233방을 쏘아올렸다. 팀 홈런 전체 1위.

단일 포스트시즌 팀 홈런 기록도 갈아치웠다. SK는 넥센히어로즈와의 맞붙은 플레이오프에서 13방, 한국시리즈에서는 8방을 터뜨렸다.

거포군단 답게 홈런은 예기치 못한 때에도 터져나온다. 이는 분위기 싸움에서 지지 않고 오히려 반전을 일으키는 강점이다.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4회 강승호의 투런포로 3-0까지 두산의 기선을 제압한 후 3-4로 역전 당한 후에도 9회초 최정의 솔로포와 연장 13회의 한동민의 솔로포가 결국 가을을 지배했다.

`가을DNA` 박정권과 김강민 등 SK왕조 시절 주역들도 단단하게 허리를 받쳐줬다.

투수들은 가을야구를 겪으면서 더 단단해졌다.

SK에이스 김광현은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선발 등판해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한 데 이어 5-4로 승기를 잡은 한국시리즈 6차전 연장 13회말에 구원 등판해 승리를 확정지은 뒤 포효했다.

왼쪽 팔꿈치를 수술해 지난해를 통째로 쉰 김광현은 올해 선발 마운드로 돌아와 25경기에서 11승 8패, 평균자책점 2.98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산체스와 김태훈, 정영일로 꾸린 `가을 야구 필승계투조`는 포스트시즌에서 SK 승리를 지탱한 최고의 무기였다. 이같은 SK의 전력은 힐만 감독의 역량이 컸다. 힐만 감독은 투수 교체와 선발 라인업, 대타 기용, 수비 시프트 등을 데이터화해 이를 전력으로 활용했다. 결과적으로는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어낸 셈이다.

선발 요원인 산체스는 포스트시즌에서 불펜으로 변신해 시속 150㎞ 이상의 광속구로 두산 타자들을 막아냈고, 김태훈과 정영일도 뛰어난 제구력으로 뒷문을 단단히 걸었다.

SK는 두산을 상대로 4승 2패를 올리며 역대 정규리그 2위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2번째로 승리의 기록을 세웠다. 첫 샴페인을 터뜨린 팀은 1989년 해태타이거즈(현 KIA 타이거즈) 뿐이었다.강은선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강은선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