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향한 나의 사랑은 무조건 무조건이야" 국민들이 즐겨 부르고 트로트 노래의 한 구절이다. 연인을 향한 무조건적인 사랑을 표현한 가사와 함께 신명 넘치는 음정 박자로 오랫동안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노래 가사와의 의도는 전혀 다르지만 요즘 무조건이고 맹목적인 오판이 참극을 불러오고 있다. 최근 이혼 후 3년 동안 6번의 이사를 다닐 정도로 전 남편의 스토킹에 대한 불안감으로 하루하루를 살았던 세 자매의 엄마도 결국 아파트 주차장에서 잔인하게 살해됐다. 엄마를 잃은 딸들은 그동안 있었던 폭력이 나무나도 큰 고통이었다고 말하며 "아버지를 사형시켜 달라"고 울분을 토하고 있다. 지나고 난 다음 얘기지만 무조건적이지 않고 2차, 3차에 대안과 좀 더 여유로운 생각이 있었다면 이런 끔찍한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상대방의 생각과 마음을 이해하지 않는 무조건적인 집착이 무서운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우리 사회도 마찬가지다.

늘 자살률은 OECD국가 중 리더 보드 상단에 걸려져 있다. 우리나라는 전세계에서 찾아볼 수 있는 급속한 산업화로 선진국 대열에 합류했다. 이 과정이 전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빠르다 보니 후유증이 이제서야 사회 곳곳에서 만연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사회는 그동안 획일적인 사고와 생활방식을 어렸을 때부터 주입해왔다. 여기에서 도출되는 단어가 `무조건`이다. 무조건 명문대를 가야하고 무조건 좋은 직장을 얻어야 된다는 강박 관념이 머릿속 깊은 곳에 자리하고 있다. 여기에서 도태되면 실패자가 되는 것이 사회에 버려진다고 두려움에 떨 수 밖에 없다. 이런 획일적이고 무조건적인 과정 속에서 자살률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고 무조건적인 기준점이 국민들의 행복을 빼앗고 있다. 이제부터라도 무조건에서 해방되어야 한다. 우리 사회도 각자의 개성과 능력에 맞는 삶의 다양성을 인정해야 한다. 그래야 행복을 찾을 수 있다. 돈이 많고 적고가 성공의 기준이 아니라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이 행복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 무조건이라는 단어는 노래가사에서만 듣길 바래본다. 진광호 지방부 충주주재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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