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열매 20년, 나눔으로 행복한 대전`이라는 슬로건으로 연말연시 따뜻한 나눔 캠페인의 시작을 알리는 `2019 사랑의 온도탑 제막식`이 20일 대전시청 남문광장에서 열려 안기호 대전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 허태정 대전시장, 김종천 대전시의회 의장, 설동호 대전시교육감 등 주요 인사들이 모금의 시작을 알리는 온도탑 제막을 하고 있다 빈운용 기자
`사랑의열매 20년, 나눔으로 행복한 대전`이라는 슬로건으로 연말연시 따뜻한 나눔 캠페인의 시작을 알리는 `2019 사랑의 온도탑 제막식`이 20일 대전시청 남문광장에서 열려 안기호 대전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 허태정 대전시장, 김종천 대전시의회 의장, 설동호 대전시교육감 등 주요 인사들이 모금의 시작을 알리는 온도탑 제막을 하고 있다 빈운용 기자
"나 좀 도와주세요."

6일 오전 대전 사회복지공동모금회로 걸려온 한통의 전화 속 목소리는 50대 한 가장이었다. 계속되는 경기침체에 연탄 등 난방연료까지 오르면서 추운 겨울 나기가 어렵다며 외친 처절한 외마디 비명이었다. 이 가장은 "먹고 살기가 너무 어렵다"며 "당장 땔 연료비라도 지원해 달라"고 하소연했다. 연료비 지원을 직접 할 수 없었던 대전공동모금회 직원은 민원인이 거주하는 해당 동 주민센터 복지 담당자의 연락처를 알려준 뒤 긴급생계의료비를 지원받을 수 있는 방법을 안내하고 전화를 끊었다.

대전공동모금회 한 직원은 "이런 전화가 1주일에 2-3회 정도는 꼭 온다"며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은 많은데, 사랑의 온도탑 온도가 좀처럼 오르지 않아 걱정"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연말연시가 되면 대전지역 도심 한복판에 세워지는 `사랑의 온도탑`이 희망나눔 캠페인 시작부터 꽁꽁 얼어붙고 있다. 장기간 이어진 경기침체 여파로 지난해 동기 대비보다도 훨씬 밑돌면서 `20년 연속 목표 달성`에 차질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올해는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해마다 2% 내외로 올려 잡았던 목표금액을 지난해와 동일하게 동결시켰음에도 온도탑의 온도는 예전같지 않다는 게 대전공동모금회 측의 설명이다.

6일 대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73일간(내년 1월 31일까지) 이뤄지는 희망 2019 나눔캠페인에서 대전은 59억 3500만원이 모금돼야 100도를 달성할 수 있다. 목표액의 1%가 모금될 때마다 사랑의 온도가 1도씩 올라가는 방식이다.

하지만 지난 20일부터 캠페인을 시작한 지 17일이 지났지만, 이날 오전 기준으로 사랑의 온도는 10.8도(6억 3800만원)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인 13.7도(7억 7800만원)의 18%에 불과하다. 올해는 지난해 동기 대비 개인·법인 기부 모두 각각 6300만원, 7500만원이 줄었다. 가뜩이나 기업이 없는 대전의 경우 경기를 많이 타는 법인의 성격상 이 추세가 이어질 경우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대전사회복지공동모금회 한 관계자는 "지난해는 기부금으로 호화생활을 한 이영학 사건이 있었는데도 목표달성을 했지만 올해는 특별한 사건이 없는데도 온도탑이 오르지 않고 있다"며 "경기가 어려우면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을 그만큼 도울 수 없는 만큼 나눔으로 행복한 대전을 만드는데 적극 동참해 줬으면 한다"고 기부 참여를 독려했다.

원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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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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