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대전시당은 지난 10월 초부터 대전 중구가 지역구인 이은권 의원 후임으로 충남대 교수 출신 육동일 시당위원장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원외 인사 신분으로 보수 야당의 시당을 이끌어 나가는 일이 녹록치는 않을 터임에도 불구, 그간의 육 시당위원장 체제에 대한 평가는 부정적이진 않은 듯하다. 지방자치 전문가라는 강점에다 정치권 때가 덜 묻었다는 점에서 일정 부분 점수를 번 것으로 유추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한국당시당 얼굴이 바뀌긴 했지만 한편으론 숙제도 쌓여 있다는 지적이 있다. 육 시당위원장에 대한 기대치가 예상외로 상당하다는 얘기가 되고 지역사회공동체에서 지켜보는 눈들이 적지 않은 것도 맞는다. 이에 부응하기 위해선 한국당 대전시당의 고유한 팀컬러가 새로 정비돼야 하고 그러면서 지역 정치소비자들에게 소구력이 담보돼야 한다. 이와 관련해 육 시당위원장 스스로 고민을 거듭하는 한편, 자신만의 기본기 이상의 무언가를 보여주어야 공감대를 넓힐 수 있음은 물론이다. 그러려면 우선 정치적 타이밍부터 잘 잡는 게 중요하다. 가령 여당에서 어떤 정치적 논란 사건이 불거졌을 때가 그런 경우다. 동어반복 수준의 논평이나 성명 정치는 식상할 수 있고 어제처럼 육 시당위원장 요청 기자회견 등도 잘 해야 본전이다. 한마디 덧붙이자면 보수야당 시당위원장이 언론인과 대면접촉을 할 정도면 임팩트가 생명이다. 그 도구로써 물증, 방증, 정황증거 등 중에서 하나는 예비돼 있어야 한다. 이날 언급한 프로야구장 문제만 해도 메시지가 불분명해 보였다. 추진경과 및 관련 자료를 충분히 숙지하지 못하면 정책적 비판을 해도 울림이 약해질 수 있는 법이다.

대전의 정치지형은 지방정부·지방의회 모두 여당인 민주당 일색이다. 한국당 대전시당의 정책적 견제와 비판세력으로서의 책무가 엄중해졌고 대여전략도 더 정교해져야 한다. 특히 육 시당위원장은 정책적 식견, 정무적 순발력 등 `멀티역량`을 더 증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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