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사망자가 감소세에 있음에도 대전과 세종·충남 지역은 되레 늘었다고 한다. 지난해 1월 교통안전종합대책이 나온 이래 보행자 사고 사망자 줄이기 등을 역점 추진한 데 힘입어 전국적으로 교통사고 사망자가 전년대비 10.1% 감소했다. 보행자를 기준으로 하면 광주(34.9%)와 대구(16.8%) 등 광역시는 말할 것도 없고, 충남과 도세가 비슷한 전남도 15% 급감했건만 충북을 제외한 충청권은 성과는커녕 뒷걸음질 치는 현실이다.

대전의 경우 1-11월 교통사고 사망자가 모두 78명으로 전년 보다 11.4% 증가했다. 울산(34%)에 이어 불명예 2위다. 세종·충남도 0.9% 늘어났다. 교통 안전 의식 강화와 더불어 무슨 구조적인 요인에서 비롯된 것은 아닌 지 점검할 일이다. 대전에서는 지난해 86명이 교통사고로 사망했고, 이 중 52%인 45명이 보행 중 목숨을 잃었다. 해가 바뀐 뒤에도 사망자가 증가 추세라니 특단의 대책이라도 마련해야 할 상황이다.

이유가 없지 않을 것이다. 사고예방을 위한 `교통안전 시설예산`을 보면 대전은 전국 17개 시·도 중 15위를 기록했다. 인구 1000명당 교통안전시설 예산은 강원도가 2억 680만 원이었고, 충북도 3700만 원을 투입했다. 반면 대전 460만 원을 비롯 세종 1700만 원, 충남 2920만 원 등이었다. 광역자치단체별 교통안전에 대한 관심과 투자 정도와 교통사고 사망자 연관성을 어느 정도 유추하게 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한국의 교통안전 수준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중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가운데 대전과 세종·충남이 그 주범이 된 듯 해 꺼림칙하다. 교통사고로부터 안전한 환경을 만드는 건 국가적 과제이기도 하지만 지자체의 책임도 크다. 안 그래도 도시지역 제한속도 10km 낮추기 법제화 등이 추진되는 시점이다. 교통안전 관련 투자를 병행해야 효과가 나온다. 운전자의 안전 의식 제고를 위한 홍보와 교육도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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