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속에서 만들어가는 문화를 통틀어 생활문화라 한다. 누구나 일상에서 스스로 즐기는 문화를 말한다. 생활문화라는 용어가 대두되기 전까지는 예술가들이 보여주는 콘텐츠를 관람만 하던 문화가 대부분이었다. 점차 관심은 문화 향유자가 직접 참여하고 주도하는 방향으로 옮겨가는 흐름이다.

이때 전문가, 시민, 공공행정을 연결하는 문화기관의 문화 거버넌스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전국 문화재단은 각 지역 문화 거버넌스 주체로 지역문화예술인 창작지원, 지역문화인력 양성, 생활문화 문화커뮤니티 조성사업을 벌인다. 마을공동체 관계성 회복과 일상적 문화예술 향유를 목적으로 문화 소외지역에 마을 문화플랫폼도 지원한다. 동호회 활성화 분야는 생활문화동호회 네트워크협의체 구성, 생활문화박람회 개최, 생활문화동호회 페스티벌 추진 등 역동적 실천도 눈에 띈다.

문화와 스포츠는 유사하다. 엘리트체육의 수월성(秀越性)은 올림픽에서 상당한 의미를 갖는다. 생활체육의 보편화(普遍化)는 일반 국민다수에 고루 지속적 유익을 끼친다. 문화 분야 역시 전문예술인 못지않게 문화소비자가 주축이 되는 생활문화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생활문화는 개별적 취미활동으로 시작해 골목을 따라 동네로 번지고 동호인들이 모여 문화광장을 펼친다. 이곳에 개인의 기능적 성취와 집단의 문화적 공감대 형성으로 참여형 문화생태계가 조성된다.

요즘 인생이모작 설계라는 세태언어를 듣는다. 여러 사정으로 미뤘던 일을 호기롭게 추진하는 인생 결심이다. 꿈을 실현하려 취미생활에 몰입한다. 꼼지락거리되 혼자가 아닌 서로 통하는 문화친구를 지향한다. 어떻든 어울려야 동호인이다. 생활문화의 필요충분조건은 요소요소에 커뮤니티 공간을 공급하는 것이다. 동호인들의 생활문화 인프라 공유와 네트워킹을 위한 지자체의 과감한 행정지원이 즉각 필요하다.

생활문화는 살아가며 개인의 자존감을 높이는 첫걸음이자 마을과 지역의 삶을 윤택하게 가꾸는 출발점이다. 오늘의 생활문화는 생활 자체가 문화가 되고 문화가 삶에 녹아드는 문화용광로다. 내일의 생활문화는 시대의 이기적 고립을 풀고 커뮤니티 안에서 활발한 소통을 이루는 미래형 문화발전소가 된다.

임전배 천안문화재단 생활문화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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