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취를 이기는 방법

연말이 되면서 숙취로 한의원을 찾는 분들이 많아지고 있다. 속쓰림, 두통, 구역감, 어지러움 등 주로 호소하는 증상은 사람마다 다르게 나타나지만, 각종 송년 모임으로 술자리가 많아지면서 숙취가 원인이 돼 진료실문을 두드린다. 숙취의 원인은 무엇이며, 사람마다 숙취로 힘든 정도가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

최근 연구결과에 의하면 술 안에 들어있는 미량의 메탄올이 숙취의 원인이라고 하지만, 아직까지는 알코올이 분해되면서 나오는 아세트알데히드가 대표 원인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우리가 술을 마시면 위장에서 흡수된 알코올은 혈액을 통해 간으로 이동, 분해가 된다. 알코올은 알코올탈수소효소에 의해 아세트알데히드로 전환되고, 아세트알데히드는 아세트알데히드탈수소효소에 의해 초산으로 변하게 되는데, 음주량이 많아지면 초산으로 완전히 분해되지 못한 아세트알데히드의 농도가 높아지면서 우리 몸에 구역감, 구토감, 두통, 무기력증 등을 일으키게 된다. 또한 사람마다 알코올을 분해하는 효소의 양이 다른데, 효소의 양이 많은 사람은 빠른 속도로 알코올을 분해해서 혈액 중에 남는 아세트알데히드의 농도가 적기 때문에 숙취가 적게 나타나고, 효소의 양이 적은 사람은 알코올을 분해하는 속도가 느려 중간산물인 아세트알데히드의 혈중 농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숙취가 강해지는 것이다.

`동의보감`에서는 주상(酒傷)의 치료 원칙을 한출(汗出) 리소변(利小便)이라 했다. 한출 리소변이란 `발산시켜야 하는데, 땀을 내면 나으며, 소변을 잘 통하게 해 위 아래로 습기를 없애주는 것이 좋다`는 내용이다. 즉, 알코올을 몸 밖으로 배출하는 것이 주상을 치료하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가장 좋은 숙취해소 방법은 주량보다 적게 음주하는 것이지만, 회식자리가 이어지면 쉽지 않다. 때문에 되도록 빈속에 음주를 하지 말고, 음주 전 꿀이나 양갱 같은 음식을 섭취하고, 음주 사이사이 물을 많이 마셔주는 것이 좋다. 체내에 알코올이 들어오면 포도당의 합성을 방해해 혈당을 떨어뜨려 머리가 아플 수 있으므로 당분을 섭취하는 것이 좋고, 물을 많이 마시면 술과 혼합돼 알코올 농도를 낮춰주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알코올 흡수 속도를 늦추고 배설을 도와주는 탄닌 성분이 녹차와 감에 많이 있으므로 음주 전후로 섭취해주는 것이 좋다. 다만 음주 다음날 맵고 뜨거운 해장국을 먹는 것은 술로 인해 손상 받은 위와 장을 자극해 좋지 않기 때문에 아르기닌과 아스파라긴산이 함유돼 에탄올분해에 도움을 주는 북어국, 선지국, 콩나물국 등을 먹는 것이 좋다. 또 토마토에는 수분이 풍부하고 비타민과 라이코펜을 함유하고 있어 숙취완화에 도움을 주므로 음주 후 자기 전에 토마토주스를 마시면 숙취 해소에 도움이 된다. 박정용 천수당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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