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의 연구용 원자로인 `하나로`가 또 멈춰 섰다. 원자력안전위원회와 원자력연구원에 따르면 하나로가 10일 오후 실험설비 이상으로 수동 정지됐다. 지난달 14일 재가동 된지 한 달 만에 중지가 된 것이다. 대전 유성구 한국원자력연구원에 위치한 하나로는 1995년 첫 가동을 시작했다. 지금까지 이런저런 원인으로 가동 중단 사례가 150여 건이나 된다. 지난 2014년엔 안정성 문제로 3년 넘게 가동을 중단한 적도 있다. 이후 내진 보강공사 등을 거쳐 지난해 12월 재가동에 들어갔지만 1년 만에 세 차례나 중단되는 사태를 피하지는 못했다. 걸핏하면 멈춰서는 하나로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시민들의 불안이 커질 수밖에 없는 일이다.

가동중단 원인에 대해 원자력연구원은 냉중성자 계통 수소 압력의 비정상적으로 증가에 따른 조치라고 밝혔다. "원자로 건물 내부 방사선 준위는 정상이고, 방사성 물질 환경 누출도 없다"고 덧붙였다. 이상이 없다고 하니 다행이지만 시민들의 불안감은 쉽게 사라지는 게 아니다. 원자력연구원에 대한 대전시민들의 불신은 이만저만 아니다. 건물화재 등 안전미흡은 물론이고 방사성폐기물 무단폐기 등 도덕성 훼손사례까지 있었던 탓이다.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조사단을 파견해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고 있는 모양이다. 그동안 되풀이해왔던 재가동과 중단사태를 더 이상 겪지 않기 위해서라도 이번에야말로 철저하고 면밀한 점검을 해야 한다.

연구용이 됐든 상업용이 됐든 원자로의 고장은 불안하다. 물론 연구용은 발전용 원자로에 비해 출력 자체가 작은 만큼 위험성도 낮다고 할 수 있다. 하나로는 각종 실험과 의료·비파괴 검사용 방위성 동위원소 생산에 활용되어 왔다. 가동 중단으로 실험과 연구는 물론 산업용 연구개발도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임시조치만 한 뒤 다시 가동하는 일이 있어선 결코 안 된다. 연구와 경제에 앞서 안전이 우선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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