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를 마무리하는 12월이 되면 지나온 시간을 되돌아보게 된다. 그동안 계획했던 것들이 잘 진행되었는지, 가족 모두 무탈하게 잘 지내왔는지 생각해본다. 일상적인 것 들을 제외하면 대부분 경제적인 부분이 가장 중요한 핵심이 되며 내년에는 현재의 환경을 고려한 현실적인 가계경제를 계획하거나 계획을 수정하기도 한다.

올해 금융시장은 금리 인상정책을 화두로 가계 부채 문제, 자영업의 쇠퇴, 부동산정책과 G2 무역 분쟁 여파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미국의 양적완화정책으로 시작된 금리인상은 올해 3차례 금리인상을 가져왔고, 각종 악재에도 불구하고 국내 기준금리도 인상되면서 시장금리는 상승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서민경제에 민감한 금리정책은 부동산 정책과 맞물리면서 가계부채의 리스크를 가중시켜 기존 2%대 주택담보대출의 이자율이 많게는 5%대까지 시장에 반영되는 분위기다. 증권가도 분위기는 싸늘하다. 지난해 11월 코스피는 사상 처음 2500포인트를 돌파했고 증권사들은 저마다 장밋빛 청사진을 내놓으며 2400선에서 많게는 3000포인트를 돌파할 여지가 있다는 전망도 다반사였다. 예측은 빗나갔고 투자자에게 큰 실망을 준 한해가 되고 말았다. 최저임금인상 여파는 예상보다 큰 파장을 일으켰다. 지난해 최저임금 6470원에서 7530원으로 대폭 인상된데 이어 내년에는 10.9% 증가된 8350원으로 인상된다. 국민의 기본 소득을 보장한다는 취지는 사회적 공감대를 찾지 못해 좌불안석으로 내수경기 부진과 고용감축, 폐업 자영업 증가 등 다양한 경제지표를 어둡게 끌어내리고 있는 실정이다. G2 무역 분쟁은 세계화된 경제적 환경을 새삼 깨닫게 한다. 그들의 무역 갈등으로 인해 국가적 문제를 떠나 나의 자산과 생활 경제가 직접 영향을 받는 하나의 경제적 공동체임을 실감하기 때문이다.

최근 인크루트와 두잇서베이의 조사에 따르면 올해 자신의 상태를 가장 잘 표현한 사자성어로 다사다망(多事多忙)이 꼽혔다. 여유로운 삶이 아닌 바쁘게 일만했다는 의미다. 구직자는 고목사회(枯木死灰)를 선택했다. 생기가 없고 무기력한 상황을 말한다. 자영업자는 노이무공(勞而無功)을 꼽았다. 아무리 노력해도 되는 것이 없다는 의미다. 모두가 공허하고 허무한 감정으로 무기력한 사회적 분위기를 증명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 그래도 어둠을 뚫고 한걸음 더 나아가야 하지 않을까. 서로 따뜻한 위로와 응원이 필요한 겨울이다.

김태완 대전북부새마을금고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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