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계파별 생각이 달라 황 전 총리의 전대 등판 여부가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황 전 총리는 이날 오전 국회 열린 한국당 입당 기자회견에서 "지난 정부 마지막 총리를 지낸 사람으로서 국가적 시련으로 국민들에게 심려를 끼친 점은 송구스럽다"면서도 "지난 정부 모든 공무원을 적폐란 이름으로 몰아는 것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현 정부의 기조를 비판했다.

황 전 총리는 "지난 정부의 모든 일을 국정농단이라고 하는 것은 옳지 않은 평가라 생각한다"며 "잘못된 부분과 잘한 부분을 있는 그대로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입당한 배경에 대해선 "당 밖에서 자유 우파와 당에 도움이 되는 방안을 찾아 나름 최선을 다했다"며 "제 생각과 당의 생각을 함께 하기 위해 입당했다"고 말했다.

전당대회 출마와 관련해서는 "국민들께서 바라는 것을 듣고 그 뜻에 어긋나지 않도록 결정하겠다"고 말해 출마 가능성이 있음을 내비쳤다.

황 전 총리의 입당으로 정치권은 물론 한국당 전대 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먼저 친박계 의원 상당수가 황 전 총리를 지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황 전 총리가 당내 세력을 결집시키고 당권을 장악한 뒤 내년 총선에서도 성과를 내게 되면 차기 대권 주자로서의 입지를 굳힐 수 있다는 게 당 안팎의 분위기다.

황 전 총리의 등장으로 친박계 후보군들의 교통정리가 이뤄지면 비박계 역시 당권을 잡기 위한 결집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이럴 경우 오세훈 전 서울시장에게 비박계의 쏠림 현상이 이뤄질 것으로 보여 양강대결로 전대가 치러질 것으로 관측된다.

정치권도 술렁이기 시작했다. 야권에서 차기 대권 주자 선두를 달리던 황 전 총리가 한국당에 입당하자 각 당은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대변인은 "입당회견에서 지난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그 어떤 책임과 반성도 없었다"며 "박근혜 정부의 법무장관, 박근혜 정부의 총리, 반성과 사죄가 먼저다"라고 지적했다.

바른미래당 김정화 대변인은 "황 전 총리는 나라의 근간을 무너뜨리고 국가 혼란을 불러온 당사자 가운데 한 명"이라며 "진정한 반성과 사과 없이는 그저 친박 아이돌로 만족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평화당 김정현 대변인 역시 "한국당은 이제 다시 박근혜당, 원조 국정농단 정당, 탄핵정당, 친박정당으로 회귀했다"며 "보수정당의 개혁을 바라는 국민들의 바람과 너무도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서울=인상준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