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Y 캐슬' 통해 본 입시 경쟁사회 단상

상류층의 입시 경쟁을 그린 드라마 `SKY 캐슬`이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는 것은 치열한 입시 경쟁사회에서 부모라면 한 번쯤 고민하고 있는 주제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 드라마는 자녀의 성적향상을 위한 부모의 채근, 입시 코디네이터 고용의 부작용 등을 다루고 있다. 사회적 지위와 부를 대물림하기 위한 네 가정의 자녀 교육문제와 등장 인물들이 얽히고 설키면서 서로 갈등하고 경쟁했다가 다시 단합하는 사회 풍자 내용을 보고 있자면 다양한 단상이 떠오른다.

드라마의 빠른 전개와 반전이 흥미진진하지만, 필자는 아이들의 마음을 들여다 볼 수 있는 내용을 중점적으로 바라봤다. 엄마에게 혼나가며 공부를 하는 `우수한`은 학습 부진을 겪는 학생들을 대표한다. 호들갑스럽고 지나친 엄마의 사랑에 자신감마저 잃고 근심이 많은 인물이다. 공부를 못하고 싶은 학생은 없다. 다만 그 방법을 잘 알지 못하고 실천 할 수 있는 여건과 습관이 만들어지지 않았을 뿐이다. 학교에서도 공부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은 친구들 사이에서 자존감을 잃고 상처를 받는다. 부모의 관점과 욕망의 잣대로는 학습성취가 낮은 자녀가 한심하고 인생의 짐으로 느껴질 수 있다. 이럴 때 부모가 채근하기 보다는 아이의 마음을 보듬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아이들이 스스로 학습에 열중하게 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최근 영재교육원에서 1차 영재성 검사를 통과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면접 심사를 진행했다. 2차 면접 심사는 수학, 과학 각 1문제를 풀고 심사위원에게 해결과정을 설명하거나 심사위원의 질문에 답하는 방식이었다. 예비 초 6학년 학생 대상 면접 수학문제는 초 5학년 교과서 문제였다. 영재성 검사를 통과한 학생들이라 모두 잘 풀 것이라는 나의 예상은 빗나갔다. 60%의 학생들이 풀지 못하는 것을 보고 나의 호기심은 학생들이 수학 선행학습을 얼마나 하고 있는지로 향했다. 학생들은 중학교 과정을 선행학습하고 있음에도 초 5학년 수준의 문제를 풀지 못한 것이었다. 학생들에게 초 5학년 교과서 페이지를 알려주며, 빨리 풀지 않아도 되니 집에 돌아가서 깊이 생각하며 풀어 보라고 당부했다. 또 학교에서 수학을 공부할 때 빨리 답만 맞추려 하지 말고, 문장을 이해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생각해 보라고 조언했다. 이미 학원에서 배운 내용이라고 생각해 수업시간에 소홀하면 바른 학습 습관을 가질 수 없기 때문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우리 아이들은 남보다 앞서기 위해 전 과목에서 선행학습을 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의 교육은 공부를 위한 입시경쟁보다는 `학생들이 원하는 삶`을 위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교과서적 발언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진정 아이들을 위해 입시경쟁과 입시전쟁은 사라져야 한다. 더불어 아이들의 다친 마음을 읽고 사랑으로 감싸주는 부모가 반드시 필요하다. 오늘 자녀에게 이런 질문을 하는 것은 어떨까? "커서 뭐 먹고 살래?", "커서 무슨 직업을 가질래?"가 아닌 "어떤 삶을 살고 싶니?", " 어떤 목적을 가지고 살거니?". 아이와 부모가 질문에 대한 답을 함께 찾아간다면 아이가 더 넓은 시야를 가지고 행복하게 성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김성식 회덕초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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