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역 진단 및 예방

유철우 을지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유철우 을지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최근 대구 지역의 한 의료기관을 이용한 영·유아 및 의료 종사자를 중심으로 `홍역` 환자가 발생하면서 보건당국이 말 그대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홍역은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급성 발진성 바이러스 질환이며, 특히 소아의 생명을 위협하는 주요한 질병이다. 처음에는 감기처럼 콧물, 기침 같은 증상과 결막염 등이 나타나다가 고열과 함께 온몸에 발진이 나타나고, 예방접종을 받지 않은 소아가 환자와 접촉할 경우 95% 이상이 감염되는 전염력이 매우 높은 질환이다.

◇홍역은 어떤 질환= 홍역 바이러스는 인간만이 유일한 숙주다. 환자의 직접 접촉이나 콧물, 기침 등 호흡기 분비물을 비롯해 오염된 물건을 통해 호흡기로 감염되며 공기 매개로도 전파될 수도 있다. 바이러스 잠복기는 7일에서 21일 사이이며 발진이 나타나기 4일 전후에는 주변 사람들을 감염시킬 수 있다. 특히 중이염이나 폐렴과 같이 합병증이 흔히 발생하며 홍역 환자 1000명 중 1-2명은 뇌염처럼 심각한 후유증을 앓거나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증상 확인은 어떻게= 홍역은 감기와 증상이 비슷하기 때문에 발열 등 증상이 나타날 경우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 발열 여부는 2시간 간격으로 겨드랑이 또는 고막 체온계를 사용해 측정한다. 의사의 처방에 따라 해열제를 복용해도 39.5도 이상의 발열이 24시간 넘게 지속되는 경우나 발열이 사라지지 않고 5일 이상 지속되는 경우, 호흡의 변화가 있을 경우에는 반드시 진료를 받아야 한다. 또 호흡기계 증상이 사라지지 않고 5일 이상 지속되는 경우, 평소에 비해 호흡수가 많아지거나 숨쉬기 힘든 경우, 숨 쉴 때 콧구멍을 벌렁거리거나, 갈비뼈 사이 및 복부가 함몰 될 경우도 이에 해당한다.

또 평소에 비해 소변양이 뚜렷하게 감소한 경우(기저귀 교환 횟수)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이외에 의식상태 저하 또는 경련, 자꾸 자려고 하는 모습을 보이거나, 몸이 심하게 쳐지는 경우, 식사량 감소 등 전반적으로 컨디션이 악화되는 모습을 보이면 병원을 찾아 지체 없이 진료를 받아야 한다.

◇예방접종이 최우선= 홍역은 국가필수예방접종 항목 중 하나다. 홍역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생후 12-15개월(1차), 만 4-6세(2차)에 걸쳐 MMR(홍역, 유행성이하선염, 풍진) 예방접종이 필수적이다. 홍역이 유행할 때는 최소 접종 연령(12개월) 이전인 6-11개월 영유아에 가속 접종하며, 1세 이상에서는 최소 접종간격(4주)으로 가속 접종해야 한다. 홍역 유행국가로 해외 여행을 갈 경우에는 MMR 백신을 2차까지 모두 접종했는지 확인하고, 2회 접종을 완료하지 않았거나 접종 여부가 불확실한 경우는 출국 전 2회 접종 완료 또는 적어도 1회 접종을 확인해야 한다. 또 해외여행 중에는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고 특히 발열 및 발진 환자와의 접촉에 주의하며, 귀국 후 발열 또는 발진이 발생할 경우 즉시 의료기관에 방문해야 한다.

의료기관에서는 환자 접촉 가능성이 높은 직원들의 예방접종을 실시해 2차 전파를 최소화 하고, 홍역이 의심되는 발진 및 38도 이상의 고열 증상 환자가 있을 경우 즉시 관할 보건소 신고와 격리치료를 해야 한다. 어린이집이나 학교 등 집단 시설에서도 담당자를 통해 예방접종 대상자를 안내하고 접종토록 한 뒤 결과를 확인해야 한다.

◇예방 위해서는 개인위생 관리 중요= 홍역은 전염력이 높은 데다 나이가 어린 소아에서는 합병증을 잘 유발할 수 있음에도 홍역 바이러스 자체에 대한 치료제는 없으므로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하다. 때문에 홍역과 같은 전염성 질환의 예방을 위해서는 나이를 막론하고 개인위생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 아침, 저녁, 외출 후 귀가 후에는 반드시 양치질을 하고, 흐르는 물에 비누로 30초 이상 손을 자주 씻는 것이 좋다. 또 기침을 할 때는 마스크를 착용하거나 휴지나 옷소매로 입과 코를 가리는 기침 예절을 준수하는 것도 필요하다.박영문 기자

도움말= 유철우 을지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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