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떨림과 파킨슨병

파킨슨병의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손떨림이다. 그만큼 내원 환자들은 본인이 갖고 있는 손떨림이 파킨슨병의 증상인지 아니면 다른 종류의 떨림인지에 대해 매우 불안해 하는 경우가 많다. 손떨림은 파킨슨병 환자에서 흔히 관찰되는 증상이며, 연구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파킨슨병 환자의 70%에서 초기에 떨림이 관찰된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초기에 떨림이 없더라도 병이 진행되면서 떨림이 관찰되는 경우가 흔하며, 따라서 진행된 파킨슨병 환자의 다수 혹은 대부분에서 떨림이 관찰된다. 반면 파킨슨증후군의 경우에는 파킨슨병 보다는 떨림이 덜 관찰되기 때문에 떨림이 없다고 해서 파킨슨병이 아니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몸의 여러 부위 중에서는 주로 손이나 머리의 떨림을 호소하는 빈도가 가장 높다. 손떨림의 원인으로는 파킨슨병 이외에도 본태성 떨림(수전증), 뇌의 구조적인 이상, 약물유발성 떨림, 퇴행성 뇌질환 및 여러 내과적인 질환(갑상선기능 이상, 구리대사 장애, 전해질 불균형 등)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손떨림으로 환자가 내원했을 때 언제부터 떨리기 시작했는지, 몸의 어느 부위가 떨리는지, 어떠한 상황에서 떨리는지, 악화되거나 완화되는 원인이 있는지 등에 대한 자세한 병력청취가 우선돼야 한다. 이후 떨림의 양상이 어떤지 눈으로 보고 만져보면서 필요한 신경학적 진찰을 하게 된다. 또 떨림의 원인 감별을 위한 혈액검사나 심전도, 그리고 더 필요하다면 뇌영상을 촬영할 수 있다.

이런 여러 단계를 거쳐서 떨림에 대해 진단을 내리게 되며, 진단에 따른 적절한 약물치료 혹은 소수에서는 수술치료를 하게 된다. 가장 중요한 점은 손떨림의 감별 중 본태성 떨림 (수전증)과 파킨슨병에서의 안정떨림을 구별하는 것이다. 수전증의 경우 시간이 지나도 별로 진행을 하지 않으며, 떨림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는 정도라면 약물치료를 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파킨슨병에서의 떨림은 병과 함께 진행을 할 수 있으며, 대부분 파킨슨병에 대한 약물치료와 함께 조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수전증의 경우 가족력이 있는 경우가 많고 양손이나 머리의 떨림이 있으며, 주로 물건을 잡거나 수저질을 할 때 떨리는 경우가 많다. 반면 파킨슨병에서의 안정 떨림은 턱이나, 손, 발에 나타나고 주로 한쪽에서 먼저 시작해 반대쪽으로 넘어가며 움직일 때 보다는 주로 가만히 있을 때 더 떨리는 양상을 보인다. 하지만 수전증 환자에서도 안정떨림이 관찰되는 경우도 종종 있기 때문에 감별이 쉽지 않는 경우가 있다. 손떨림은 파킨슨병 환자에게 매우 흔한 증상이며, 이상운동질환 중에서 빈도가 가장 높은 증상의 하나다. 대부분의 환자들이 떨림에 대한 감별을 원해 내원하는 경우가 많고, 정확한 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진단에 따른 적절한 치료 역시 가능하므로 대증요법 보다는 전문의의 판단이 필요하다. 오응석 대한파킨슨병 및 이상운동질환 학회 홍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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