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충남 광천시장을 다녀간 이낙연 총리의 내포혁신도시 지정에 대한 회의적 발언으로 충남도가 체면을 구기고 있는 형국이다. 이 총리의 문제적 발언 요지는 "1기 혁신도시가 아직 정착이 안 됐다. 마구 늘려놓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나름의 활성화 방안 찾아 가면서 국회 논의 지켜봤으면 한다"는 것이다. 김석환 홍성군수와 이용록 부군수 등이 나서 정부 차원의 내포혁신도시 추진 요청 발언을 이어갔지만 역부족을 드러냈다.

충남도는 사흘이 지난 어제 나소열 문화체육부지사를 통해 이 총리의 해당 발언과 관련해 공식 반응을 내놓는 모습이었다. 나 부지사는 "총리께서 오셔서 약간 뜸 들이는 말씀 비슷하게 하셨다"며 "이해가 부족한 분들이 일부 있다"고 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아직 이해를 못 하신 분들에 대해서는 계속적으로 우리의 입장을 적극 홍보해서 혁신도시가 꼭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의지를 표명한 모양이다. 정리하자면 충남도는 이 총리로부터 뜻하지 않게 허를 찔렸고 내상까지 입었다고 봐야 한다. 또 이 총리로부터 호응을 얻기는커녕, 높은 벽임을 실감하게 됐다. 충남도가 내포혁신도시 지정 문제에 대해 `충남의 자존심`으로 규정하며 분위기를 띄워온 것과 대비되는 장면이 아닐 수 없다.

이 총리의 `광천발언`은 내포혁신도시 지정을 위해 총력전을 펴고 있는 충남도에게 좋지 않은 예후다. 충남도가 다른 정책 분야에서 잘 나가도 내포혁신도시를 관철하지 못하면 충남도의 질적 성장 및 발전 동력을 얻지 못한다. 나중을 기약할 수도 있겠지만 자칫 `희망고문`이 되기 십상이다. 이 총리 발언에서 알 수 있듯 국회에서 관련 법 개정으로 압박하지 않는 한, 정부가 알아서 응답할 것이라는 기대감은 접는 게 낫다. 문제는 마냥 덤덤한 지역 사회의 집단정서다. 상황이 여의치 않을 때엔 여론전을 강화하면서 충남도 공동체 차원에서 결기를 보여줘야 한다. 그런데 강 건너 불구경식이니 갑갑한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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