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 [연합뉴스]
층간소음 [연합뉴스]
"층간소음과 흡연때문에 노이로제가 걸릴 뻔 했는데, 아파트 내 갈등을 중재해 주는 기구가 있어 그나마 다행입니다."

대전 동구 A아파트 2층에 사는 주민 김모씨는 지하 주민커뮤니티실에서 흘러나오는 격렬한 음악 때문에 괴로운 나날을 보내야 했다. 밤 근무 후 낮에 취침을 하려고 해도 커뮤니티실에서 나오는 댄스스포츠 음악 때문에 잠을 제대로 잘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오랜시간 고민끝에 관리사무소를 찾은 김씨는 아파트 내 층간소음관리위원회가 있다는 말을 전해듣고 망설임 없이 갈등조정을 신청했다. 5명으로 구성된 A아파트 층간소음관리위원회는 1차 회의를 열어 커뮤니티시설에 소음방지용 차음장치 및 바닥 매트리스 설치를 권고했다. 하지만 김씨는 계속되는 소음 피해로 조정을 신청했고, 위원회는 2차 권고로 음향기기 교체 및 방음 장치 설치를 제안했다. 이 마저도 해소가 되지 않자 위원회는 에어로빅 교실을 폐쇄하고 요가로 변경하는 중재안을 제시하며 수개월간 지속된 갈등의 종지부를 찍을 수 있었다.

대전시가 공동주택단지에 권고하고 있는 층간소음·간접흡연 관리위원회가 대전지역 곳곳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22일 대전시에 따르면 현재 대전지역 공동주택(아파트)는 440곳으로 이중 124곳의 아파트 자체 층간소음 간접흡연관리위원회가 구성돼 운영중이다. 구별로는 서구(121개 아파트)가 38곳으로 가장 많고 유성구(132개)가 37개, 중구(74) 22개, 동구(65개), 20개, 대덕구(48개), 7개 순이다.

유성구 B아파트, 동구 C아파트는 5-6명의 주민들로 구성된 층간소음관리위원회를 구성, 입주민 간 갈등을 조정하는 역할에 나서고 있다. 특히 2016년부터 이날 현재까지 층간소음 민원 200건, 간접흡연 50건의 민원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유성구의 D아파트는 분쟁조쟁위원회를 통해 주민간 민원발생이 상당부분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D아파트 한 관계자는 "분쟁이 일어나면 처음에는 격앙된 상태로 대화를 시작하지만 관리위원회의 중재로 대화를 나누면 서로의 고충도 알고, 조금씩 양보하려는 모습도 보인다"며 "1차적으로 거실 매트설치, 실내화 착용 등을 권고하며, 조정에 실패하면 이웃사이 센터에 의뢰해 분쟁을 조정한다"고 말했다.

실제 동구의 E 아파트는 최근 층간 소음 민원을 호소하는 주민간 갈등 조정을 중앙공동주택관리 분쟁조정위원회를 통해 해결했다. 4차례에 걸쳐 아파트 자체 위원회에서 조정점을 찾지 못한 E아파트는 분쟁조정위의 2차례의 권고 끝에 양측이 지켜야 할 과제를 주고, 숙려기간을 통해 약속 이행 여부를 점검하는 방식을 통해 합의점을 찾았다.

중구의 F아파트 관리소장은 "갈등 조정 사례가 주민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조정 신청을 하는 건수가 늘고 있는 편"이라며 "소송이나 법적 분쟁으로 가기 전 위원회가 1차적으로 분쟁을 걸러줄 걸음망 역할을 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원세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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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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