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교육청 비상용 엘리베이터가 지난 18일 이후 운행을 멈춘지 5일째다. 엘리베이터에는 `점검중`이라는 문구가 떠 있지만 실상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

이 엘리베이터가 점검을 하는 날을 기억해 보면 공교롭게도 일부 단체나 민원인들이 집회 이후 항의 방문을 할 때다. 6층 교육감실과 직통으로 연결돼 있다 보니 보안상 운행을 중단하는 것이다.

보통 하루 정도면 점검(?)을 마치고 운행이 재개됐지만 이번엔 유독 운행 중단이 길어지고 있다. 이유는 시교육청 1층 로비에서 농성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대전의 한 학력인정 평생교육시설 총학생회는 시교육청에 학사파행 사태의 해결 등을 요구하며 1층 로비에서 무기한 농성에 돌입했다. 물론 이들의 방법이 무조건 옳다는 것은 아니다. 이번 사태는 시교육청이 가지고 있는 권한으로는 마땅히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들이 5일째 1층 로비에서 숙식을 해결하도록 하는 것은 잘못됐다. 대강당이 있는 공간은 음식을 조리하는 공간으로 바뀌면서 화재 위험도 있고, 대강당에서 예정된 행사도 차질을 빚을 수 있는 상황이다.

또 농성이 장기화되면서 22일부터는 또 다른 단체도 1층 로비와 3층을 점거하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태가 장기화되면 될수록 시교육청과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모든 단체가 로비를 점거할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지금도 농성을 벌이는 이들 중 일부가 통로에 앉아 있어 민원 업무를 보기 위해 시교육청을 방문한 시민들이 피해를 입고 있으며, 로비에 마련된 전시공간은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더이상 이들을 피하기만 해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이미 1층 로비가 점거 가능한 공간으로 인식된 만큼 어떤 사안이 발생하면 이곳에서 농성을 벌이는 사례가 늘어날 가능성도 생겼다.

설 교육감은 재선 이후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소신껏 정책을 펼칠 것을 약속했다. 집회만 발생하면 6층 교육감실로 향하는 모든 통로를 봉쇄하고 엘리베이터의 운행을 중단하고 피하기 보다 전면에 나서서 대화를 통해 민원을 해결하는 모습을 기대한다.

정성직 취재2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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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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