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학 졸업 예정자 중 10명 가운데 1명만이 졸업 전 정규직 취업에 성공한 것으로 조사 됐다.

취업 포털 `잡코리아`가 4년제 대학의 졸업 예정자 111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 내용을 보면 `정규직에 취업했다`는 응답자는 전체의 11%에 불과했다.

`인턴 등 비정규직으로 취업했다`고 밝힌 대학생도 10%에 그쳤다.

나머지 79%는 `아직 취업하지 못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졸업 전 정규직 취업자 비율의 경우 지난 2016년 1월 16.9%와 비교해도 5.9%나 빠진다.

지금의 우리나라 경제 상황이 그대로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반면 `그만둘 권리`를 찾는 일본 직장인의 모습이 취업을 하지 못한 우리 대학생들에게 그저 부러움의 대상으로 다가온다.

일본에서 회사를 그만두고 싶지만 말을 꺼내기 힘든 사람을 대신해 사표를 내주는 `퇴직대행` 서비스가 인기란다.

퇴직대행 업체는 의뢰인의 회사에 전화를 걸어 퇴직 의사를 전달하고, 의료보험이나 퇴직 증명 등 관련 서류를 대신 회사에서 받아서 의뢰인에게 전달한다.

비용은 우리돈 50만 원정도다.

아르바이트도 30만 원 정도면 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퇴직 희망자가 일절 회사와 접촉하지 않고, 회사를 그만둘 수 있게 돕는 것이 이들 업체의 원칙이다.

사표를 내도 회사가 받아들이지 않는 등 퇴직 과정에서 회사와 갈등을 겪는 것을 걱정하는 20-30대가 주요 고객이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는 지난해 여름부터 늘어나 현재 30여 곳이 영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표는 퇴직대행 업체의 조치에 따라 우편으로 발송되고, 회사에서 쓰던 물건은 택배로 받는다.

최근 일본 사회에서 `블랙기업(비합리적인 노동을 의도적으로 강요하는 기업)`과 `파워하라(직장에서 상사가 부하를 괴롭히는 것)` 문제가 부각되면서 이 같은 퇴직대행 서비스가 성행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무엇보다 일본 직장인들의 과감한 사표 제출은 넘쳐나는 일자리와 무관하지 않다.

후생노동성이 최근 발표한 유효 구인배율(구직자 대비 구인자 비율)은 1.63이었다.

구인자 1명당 1.63개의 일자리가 있다는 얘기다.

우리보다 앞서 간 일본이라 우리에게도 머지않아 이런 서비스가 등장하지 않을까 싶다.

`불문곡직`하고, 그날이 머지않았으면 한다.

박계교 지방부 서산주재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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