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대전시 서구 산직동의 한 한우농가에서 서구청 산업진흥과 수의사와 직원이 구제역 백신 주사를 놓고 있다. 사진=빈운용 기자
30일 대전시 서구 산직동의 한 한우농가에서 서구청 산업진흥과 수의사와 직원이 구제역 백신 주사를 놓고 있다. 사진=빈운용 기자
설 연휴 `민족 대이동`을 앞두고 경기 안성지역에 구제역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방역 당국이 위기경보를 격상하는 등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안성시와 이웃한 충남·충북은 긴급 백신접종에 들어가는 등 방역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30일 방역심의회를 열고 `구제역 긴급행동지침(SOP)`의 위기경보 단계를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 발령했다. 30일까지 용인시와 인접한 이천, 용인, 평택, 천안, 진천, 음성 등 6개 시군의 소와 돼지 전체에 백신을 긴급공급하고 31일까지는 경기, 충남, 충북, 세종, 대전 지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 28일 안성시 금광면 젖소 농가에서 구제역 양성반응이 확인된 데 이어 29일에는 이 농가와 10여㎞ 떨어진 양성면 한우 농가에서도 양성반응이 나타났다.

이웃 지역에서 구제역이 확산세를 보이면서 충청권은 추가 백신 접종을 서두르고 있다.

충남도는 구제역 백신접종 대상 지역을 당초 천안지역에서 도내 전지역으로 확대했다. 접종대상 가축 255만 8500두(소 42만 9800두, 돼지 212만 8700두)를 대상으로 31일까지 백신을 공급할 예정이다.

도는 30일 구제역의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13개 반을 편성해 일제소독의 날을 운영하고 취약농가의 방역상황을 점검했다. 천안지역의 긴급접종도 모두 완료했다. 이에 앞서 29일까지 도축장, 집유장, 사료공장, 분뇨처리시설 등 주요 축산시설을 대상으로 일시이동중지 명령 이행상황을 점검했다.

충남도 관계자는 "아직까지 충남지역에 구제역 의심신고가 들어온 것은 없다"면서 "하지만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경기도와 가까운 천안 이외의 다른 시·군에도 서둘러 백신을 공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광면 젖소 농장을 방문했던 차량이 들렀던 것으로 확인된 충북도 비상방역 체제에 들어갔다.

충북도에 따르면 구제역 역학조사 과정에서 축산업 컨설팅업체 차량이 안성시 금광면의 젖소 농장을 방문하기 전 충북 축산 농장 12곳을 방문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역별로는 영동 1곳, 옥천 4곳, 진천 2곳, 보은 5곳이다. 이 차량이 도내 11개 축산 농장을 방문한 시기는 지난 14일 이전이다. 나머지 1곳인 보은 축산 농장에는 지난 24일 방문했다.

도는 다음 달 7일까지 보은 축산 농장의 차량, 가축, 분뇨 등에 대한 이동제한 조처를 한 뒤 임상 예찰을 하고 있다.

아직까지 구제역 감염을 의심할 만한 증상은 아직 나타나지 않았지만 도는 안성시와 인접한 진천지역에 거점소독소 2곳을 추가로 설치하는 등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보은군도 구제역 바이러스 유입을 막기 위한 비상 방역에 돌입했다. 군은 경기도 안성의 구제역이 확산 조짐을 보임에 따라 2월 1일까지 소와 돼지 5만 1944마리에 대해 예방백신을 긴급 접종에 들어갔다.

군은 설 전후 차량 이동이 급증할 것에 대비해 보은읍 어암리에 거점소독소를 운영하고, 축산농장에 대한 소독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용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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