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의 외주화' 금지 첫 걸음 뗐다지만

2019-02-10기사 편집 2019-02-10 17:5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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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의 외주화' 근절과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라는 과제를 남기고 고 김용균씨가 영면에 들었다. 충남 태안화력에서 일하던 중 숨진 하청업체 소속 비정규직 노동자 김씨 영결식이 그제 엄수됐다. 유가족과 '고 김용균 시민대책위원회'가 요구해온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등을 정부와 여당, 사측이 수용하면서 사망한 지 61일 만에 이루어졌다. 김씨는 지난해 12월 혼자서 작업을 하다가 컨베이어 벨트에 몸이 끼여 사망했다. 김씨의 희생으로 비슷한 처지의 노동자들이 위험의 외주화로부터 보호받을 산업안전보건법이 전면 개정됐다. 정규직화의 길도 열렸다.

산안법 개정은 원진레이온 노동자의 대규모 사망을 계기로 1990년 손질한 이후 28년 만의 일로 원·하청 구조를 활용한 위험의 외주화를 막을 첫걸음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산재에 대한 원청 사업주의 책임을 강화한 것도 두드러진다. 원청 사업주의 안전보건 의무 위반 시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 수위를 높인 대목이 눈에 띈다. 당정이 발전소 연료·환경설비 운전 업무를 맡은 2200여 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한 것도 결실이라면 결실이지만 가야 할 길이 멀다. '누구나 안전하게 일할 세상'을 만들기에는 한계가 적지 않다.

'김용균법'으로 불리는 개정 산안법에 정작 김씨의 업무 분야가 도급 금지 대상에서 빠져 취지가 빛이 바랬다는 지적이 나온다. 2016년 기준 산안법 위반 사범의 전과자 비율이 21%에 달하는 현실에서 여전히 처벌 수위가 낮은 게 아니냐는 목소리에도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정규직 전환 문제만 하더라도 발전 5사의 직접 고용 대신 통합 자회사를 만들어 고용하는 방식이 최선인 지 충분히 논의할 일이다. 진상규명위원회 활동이 오는 6월 30일까지 계속되는 만큼 산업재해 세계 1위라는 오명에서 벗어날 길을 확실히 찾기 바란다. 비정규직 노동자 안전을 담보로 비용을 절감하려는 구태 척결이 그 출발이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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