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윤범수 대전충남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
사진= 윤범수 대전충남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
소상공인 카드수수료를 0%대까지 인하할 수 있는 소상공인간편결제시스템인 `제로페이`가 출시된 지 2달이 다 돼 간다.

제로페이는 중소벤처기업부가 지난해 8월 22일 발표한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대책` 과제 중 하나로써, 지난해 12월 시범실시를 거쳐 올해 본격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소상공인 중 연매출 8억 원 이하 수수료 0%, 8억-12억 원은 0.3%, 12억 원 이상은 0.5% 수수료만 내면 되니, 기존 신용카드 수수료율과 비교하면 크게 낮은 수준이다.

바야흐로 소상공인 결제수수료 0% 시대가 열린 것이다.

제로페이는 결제과정에서 중간단계인 벤사(결제대행업체)와 카드사를 생략해 0%대 수수료 부담이 가능하도록 만든 결제시스템이다. 스마트폰 앱으로 매장에 비치된 제로페이 공동 QR코드를 인식하면 구매자 계좌에서 판매자 계좌로 돈이 이체되는 직거래 시스템이다. 정부와 민간 결제사업자, 시중은행 등이 `공동QR`개발을 완료하고, 각 가맹점에 보급하면 소비자들은 별도의 앱을 설치할 필요없이 은행 및 네이버페이, 페이코 등 기존의 간편결제 앱을 통해 제로페이를 이용할 수 있다.

제로페이를 사용할 경우, 가맹점은 카드수수료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으며, 소비자는 사용한 금액의 40%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매출규모에 따라 다르겠지만 자영업자들은 한달에 적게는 수만 원에서 많게는 수십만 원의 카드수수료를 부담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수료 부담률 0%대는 획기적인 대책이라 볼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제로페이 관련 기사들은 긍정적인 내용보다 부정적인 경우가 많아 보인다. 이 때문에 소상공인과 소비자들에게 제로페이가 외면받지 않을까 우려되기도 한다. 요약하자면, 카드결제보다 결제과정이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점, 신용기반이 아닌 계좌이체방식이라 점 등을 부정적이 면으로 꼽고 있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 보자. 신용카드 결제만큼 손쉬운 결제방법은 없다. 우리나라의 경우 결제수단 중 신용카드가 차지하는 비율은 거의 80% 육박해 미국, 독일 등에 비해 거의 4배에 가까운 수치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소비패턴을 이제는 조금씩 바꿔야 할 때이다. 당장은 어렵겠지만 신용카드 사용을 점차 줄이고 현금위주로 물품을 구매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현명한 소비일 것이다.

아울러, 처음 써 보는건 익숙하지 않아 불편하게 느껴지는 건 당연하다. 2009년 최초로 온누리상품권이 도입됐을 때 현금이 아닌 상품권으로 물건을 구매하려고 하니 다들 상품권을 받기를 꺼려했지만 지금은 어떠한가.

또한, 제로페이로 결제를 해본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고 한다. 처음이 어려울 뿐이지 자꾸 써보면 카드결제하고 별반 다르지 않다.

다만, 제로페이는 도입된 지 이제 막 두 달 째 불과하며,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 해도 새로운 정책을 실현하는 과정에서 개선해야 할 점이 있는 것도 현실이다.

소비자들의 결제패턴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다. 이에, 중기부에서는 보완을 거쳐서 좋은 시스템을 만들고, 이를 잘 이용할 수 있도록 고민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매장 포스기와의 연동, 결제시스템과 입금확인 절차 간편화를 위한 시스템 개편, 소비자의 소득공제 외 각종 할인혜택 부여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제로페이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가맹점 참여가 우선적이다.

2016년 말 기준, 전국 소상공인은 314만 명이며, 이 중 대전·세종·충남지역 소상공인은 23만 명으로 전국대비 6.2%를 차지하고 있다.

홍보차 개별 점포를 방문하다 보면, 제로페이를 잘 알지 못하는 소상공인분들이 대부분이다. 모든 소상공인들이 제로페이 가맹점으로 등록되기는 쉽지 않겠지만, 이 제도를 알지 못하여 혜택을 받지 못하는 분들이 없도록 하는 게 우리 공무원이 해야 할 일이고 몫이 아닌가 싶다. 언젠간 제로페이가 국민페이로 불리우는 날을 고대하며, 골목골목마다 소소한 작은 가게들이 오래 그 자리에 머물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

윤범수 대전충남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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