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프로골퍼 중 이보다 웃긴 스윙을 하는 선수가 또 있을까.

아마추어들이 연습장에서 이 스윙을 따라했을 때 티칭프로한테 지청구를 들을 게 뻔하다.

프로골퍼 최호성 얘기다.

그의 스윙은 일명 `피셔맨 스윙(Fisher Man Swing)`이다.

클럽을 낚아채듯 들어 올리는 피니시 동작이 낚시와 닮았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스윙 폼은 코미디지만 그가 프로골퍼로 걸어온 길이 다큐 이기에 웃긴 스윙 뒤에 짠함이 묻어난다.

최호성은 고등학교 현장 실습 때 오른쪽 엄지손가락이 절단되는 사고를 당하고, 고교 졸업 후 2년 동안 방황 하다가 1995년, 23살에 골프장에서 일을 시작했다고 한다.

그가 골프장에서 한 일은 허드렛일이 전부였고, 26살이 되서야 겨우 골프채를 잡았다.

골프 잡지에 실린 스윙 사진을 보면서 독학으로 스윙을 익혔고, 변변한 레슨 한 번 없이 말 그대로 무작정 연습을 했다.

억척같은 노력 끝에 그는 골프채를 잡은 지 1년 만에 세미프로가 됐고, 1999년 KPGA 2부 투어에 몸을 담았다.

시쳇말로 `눈물 젖은 빵`을 먹던 고단한 2부 투어 생활을 하다 몇 차례 우승을 거쳐 2004년에서야 꿈에 그리던 1부 투어로 올라왔다.

그러나 다친 손 때문에 골프채를 잘 쥘 수 없는 핸디캡에다 20대 중반에 처음 접한 골프라 유연성과 부족한 파워 때문에 늘 젊은 선수들에게 뒤쳐지는 비거리를 고민하던 그는 거리를 늘리는 한 방법으로 온 몸을 쓰는 큰 스윙을 생각, 누구에게도 없는 지금의 스윙을 만들었다.

그는 이 스윙이 `생존을 위한 과정의 산물`이라고 했다.

고진감래처럼 우스꽝스러운 그의 스윙은 해외 토픽으로 방송과 SNS 등을 통해 전 세계인들에게 영상이 퍼져나가 유명세를 탔고, 미국 골프 전문 매체인 골프다이제스트가 선정한 `2018년 골프계 최고의 화제 1위`에 뽑히는 등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독특한 스윙 폼은 프로골퍼들 꿈의 무대인 PGA를 밟는 행운을 가져다 줬다.

우리 시간으로 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페블리치에서 개막한 PGA 투어 `AT&T 페블비치 프로암`에 초청 선수 자격으로 참가, 아쉽게 컷 탈락을 했지만 우승자보다도 더 많은 조명을 받았다.

누구보다 척박한 환경을 이겨낸 그이기에 전 세계 골퍼들이 열광하고 있다.

인간 승리가 따로 없다.

박계교 지방부 서산주재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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