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문화권 중심인 서남부 지역이 충남도에서 가장 낙후된 채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는 건 안타까운 일이다. 충남이 사통팔달로 연결된 지 오래건만 보령시와 부여군, 공주시, 청양군, 세종시를 잇는 교통망은 열악하기 그지없다. 보령시에서 세종시 구간의 충청산업문화철도 사업은 교통난 해소를 바탕으로 지역 경제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됐건만 현실은 반대로 가고 있다. 충남도가 정부 예비타당성 면제대상사업을 1순위로 신청했음에도 석문산단 인입 철도에 밀리면서 주민 박탈감이 이만저만 아니다. 다 된 밥을 중앙 정치 논리에 의해 빼앗긴 셈이다. 다행스러운 건 5개 시·군이 실패를 딛고, 적극 대응에 나선 부분이다.

충청산업문화철도 행정협의회 실무위원회는 최근 회의를 열어 조기착공 대응 전략 마련에 나섰다. 5개 지역의 상생발전과 공동번영을 위한 최적 노선안을 도출한 뒤 국토교통부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2021-2030)에 신규 사업으로 반드시 반영하도록 하겠다는 의지다. 해당 지방자치단체는 물론 주민 실망이 크기만 한 상황에서 플랜 B를 통해 돌파구를 찾기로 한 건 의미가 있다. 사전 타당성 조사 연구용역이 마무리 단계에 와 있는 만큼 5개 시·군 60만 주민의 숙원이 해결되도록 체계적인 추진 전략 수립과 더불어 역량을 결집할 일이다.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팔 수 밖에 없다.

전국 주요 도시를 2시간대로 연결하는 철도기반시설이 구축돼 있고, 한반도를 출발한 열차가 유라시아로 연결되는 시대를 앞둔 가운데 충남 서남부만이 소외돼 있는 건 이치에 맞지 않는다. 도가 예비타당성 면제 대상 0순위로 정부에 추천한 것도 이 같은 현실을 반영한 조치였다. 국가균형발전과 동서철도망 완성, 낙후지역의 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정부의 전향적 자세 변화가 절실하다. 도의 전략적 접근도 아쉽다. 예타 면제 탈락을 교훈 삼아 총력 지원에 나서야 하겠다. 정치권도 여야와 당파정파를 떠나 힘을 보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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