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물에서 기능, 미적인 측면에서 창호가 하는 역할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인류가 자연환경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벽을 세우고 지붕을 얹는 순간 바로 고민되는 것은 아이러니 하게도 외부와 내부를 연결시키는 개구부를 만드는 것 이었을 것이다. 환기와 빛을 들이기 위해 창을 뚫어야 했을 것이고, 안팎을 드나들기 위해 문을 설치해야 했을 것이다.

창호는 `창(窓)`과 `호(戶)`의 복합어인데, 명확히 구분은 되지 않지만 여기서 호는 어떤 실에 드나드는 구조물 이고 문(門)은 밖에서 집에 드나드는 구조물을 말한다고 할 수 있다. 호는 한짝, 문은 양짝으로 구성된다. 한편 창을 뜻하는 영어 `윈도우(window)`는 `바람의 눈(wind`s eye)`을 의미하는 스칸디나비아어 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유리가 발명되기 전에는 창은 밖을 내다보고 환기를 하는 역할을 동시에 할 수 밖에 없었다. 건축가 루이스 칸은 주택에서 창의 두 기능을 명확히 구분하여 유리 부분은 고정 창으로 하여 빛과 전망만을 취했고, 환기를 위한 유리 없는 여닫이창을 옆에 따로 설치하는 디자인을 하기도 하였으며, 우리 선조들은 유리가 없던 시절에 창에 종이를 붙여 열지 않고도 은은한 빛을 취하는 현명함을 보여 주었다.

요즘 쓰이는 창문은 재료에 따라 크게 알루미늄창호와 PVC창호로, 창짝과 창틀의 결합 방식에 따라 일반창호와 시스템창호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알루미늄은 PVC에 비해 열전도율이 높아 단열에 불리하여 주택에는 주로 PVC창호가 많이 쓰이고 있고, 알루미늄창호는 상업건물 등에 주로 쓰인다. 개폐방식적인 측면에서 일반창호는 레일이 설치된 창틀에 롤러가 달린 창짝이 얹어져 좌우로 열리는 단순한 방식인데, 창틀과 창짝의 기밀성이 상대적으로 취약해 주로 이중창의 형식을 취하여 설치된다. 이럴 경우 외측에 설치되는 창은 유리가 두 겹으로 설치되고 내측 창은 홑겹으로 설치된다. 이로 인해 창틀의 전체두께가 두꺼워 지고 창짝의 프레임이 두 번 겹치기 때문에 창의 투명성을 많이 잃는다고 할 수 있다.

열리는 방식도 좌우로만 열리는 미서기 방식밖에 취 할 수 없고, 고정창과 개폐창의 조합이 용이하지 않은데, 이런 단점들을 극복한 방식이 시스템창호라고 할 수 있다. 시스템창호는 하드웨어와 이중 기밀재를 적용하여 보다 강력하게 창짝과 창틀을 결합한다. 시스템창호 하드웨어는 손잡이와 이에 연결된 기어를 통해 복수 방향의 개폐가 가능하고, 미서기와 여닫이 등이 동시에 가능할 뿐만 아니라, 기밀하여 소음차단의 기능이 뛰어나고 요즘은 삼중유리를 사용하기 때문에 단열성도 뛰어나다. 기능적인 면 외에도 시인성이 좋고 다양한 디자인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 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단점이라고 하면 이중창 보다 가격이 높아 시공비 부담이 커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요즘은 가격경쟁력을 가진 제품도 많이 있어 한번 도전해 볼만 하다 할 수 있겠다. 그만큼 결과물에 많은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조한묵 대전시건축사회 부회장·건축사사무소 YEHA 대표 건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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