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광암

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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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의 방광은 신장에서 피의 노폐물을 걸러 만들어진 소변을 저장하고 배설하는 기능을 하는 장기다. 방광암은 이러한 방광에 발생하는 악성종양이다. 2018년 발표된 중앙암등록본부 자료를 살펴보면 2016년 기준 국내에서는 22만 9180건의 암이 새롭게 발생했는데, 이 중 방광암은 남녀를 합쳐 4361건을 기록하며 전체 암 발생의 1.9%를 차지했다.

성별로는 남성에서 여성에 비해 4배 정도 많은 환자가 나오고 있다. 남성의 경우 3488건이 발생, 전체 남성 암 중에서 8위를 차지한 반면 여성에서 방광암 발생은 873건 정도였다. 연령별로는 남녀를 합쳐 70대가 33.0%로 가장 많았고 그 뒤로 60대(26.2%), 80대(21.1%) 등 순이었다. 조직학적으로는 2016년 방광암 전체 발생 건수 4361건 중 암종(carcinoma)이 93.8%, 육종(sarcoma)이 0.2%를 차지했다. 암종은 암의 거의 전부를 차지하는 유형으로 표피나 점막, 샘 조직 등 상피조직에서 생기는 악성 종양을 뜻한다. 반면 육종은 비상피성 조직에서 발생하는 악성 종양이다.

병리학적으로 방광암은 크게 이행상피세포암종(요로세포암종), 편평상피세포암종, 샘암종(adenocarcinoma)으로 나뉜다. 이 중 이행상피세포암종은 소변과 직접 접촉하는 요로상피세포에서 유래하며, 방광암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행상피세포암종은 방광뿐 아니라 상부 요로인 신우 및 요관에서 발생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검사가 필요하다.

편평상피세포암종은 방광암의 3% 정도를 차지하며 남성에게서 많이 생기고, 대개 악성도와 침윤성이 높다. 지속적으로 방광 내 카테터를 유치하고 있는 척수 손상 환자, 세균 감염이나 방광 결석 등 방광 내 이물질에 의한 만성적인 방광 점막 자극이 있는 환자 등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샘암종은 방광암의 2% 이하를 차지하며, 요막관에서 발생하는 요막관 샘암종과 비요막관 샘암종으로 구분된다. 비요막관 샘암종은 방광의 어느 부위에서나 생길 수 있고 방광뒤집힘증, 무기능방광 등에 의해 장기간에 걸쳐 방광 점막에 광범위한 샘상피화생이 진행된 경우 흔히 발생한다. 요막관 샘암종은 특징적으로 방광천장에 생겨서 방광 안으로 돌출되거나 요막관 잔여 구조물을 통해 방광 밖으로 돌출될 수 있다. 샘암종은 대부분이 분화도가 나쁘고 침윤성 종양이며, 치료를 위해 부분 또는 근치적 방광적출술을 시도하지만 예후는 대부분 좋지 않다.

방광암의 가장 흔한 증상은 통증이 없는 혈뇨다. 혈뇨의 정도는 암의 진행 정도와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으며 배뇨의 시작이나 끝에만 피가 비치거나 소변검사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현미경적 혈뇨까지 다양하게 나타난다. 빈뇨나 급박성 요실금 등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는데, 병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에는 체중 감소와 골 전이에 의한 뼈의 통증과 같이 전이부위에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방광암이 요관 입구를 막아 신장에서 소변이 내려오지 못하게 되는 경우에는 수신증이 생겨 옆구리 통증이 생기기도 하고, 만성적으로 지속될 경우 신장의 기능이 손상돼 요독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혈뇨나 방광 자극 증상이 지속될 경우에는 방광암의 가능성을 의심하고 요검사 및 요세포 검사, 방광경 검사 등을 시행하게 된다. 먼저 일반 요검사를 시행해 적혈구와 염증 세포가 보이는지 확인한다. 또 소변으로 암세포가 떨어져 나와 있는지를 알아보는 요세포검사 결과 양성으로 나오면 비뇨기계의 암이 있을 확률이 매우 높아진다. 다만 요세포검사 결과가 음성이라고 해서 방광암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방광경 검사는 국소 마취 후 요도를 통해 내시경을 방광 내로 삽입, 직접 방광 내를 관찰하는 것으로 방광암 진단에 가장 중요한 검사다. 혈뇨가 보이거나 다른 검사에서 방광암이 의심될 경우 방광경 검사를 시행해 방광 내 종양의 유무와 위치, 모양, 개수 및 크기를 확인한다. 방사선학적 검사는 증상에 대한 평가를 위한 진단 목적이나 방광암 진단 후 병기 결정을 목적으로 시행한다.

김진범 건양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방광암의 명확한 원인에 대해서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대개 고령, 흡연 등에 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만약 혈뇨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곧바로 전문의를 찾아 관련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박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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