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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백] 공포를 파는 장사치

2019-03-14기사 편집 2019-03-14 09: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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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는 13일 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공기청정기 판매사 2곳에 각각 과징금 4억600만원, 1100만원을 부과했다. 미세먼지와 바이러스 등 유해 물질을 99% 이상 제거한다고 기만 광고했다는 이유에서다. 공정위는 극히 제한적인 조건에서 확인한 공기청정 성능을 부각한 광고는 일반적인 환경에서 실제 성능을 잘못 알릴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지난해 5월과 7월에도 같은 혐의로 13개사가 과징금 총 16억7600만원을 부과받은 바 있다. 사실상 거의 모든 공기청정기 회사들이 미세먼지 공포에 시달리는 국민의 뒤통수를 친 셈이다.

상술 중에 가장 일반적이면서도 저열한 방식이 소비자의 공포를 조장하는 마케팅이다. 공포 마케팅은 건강에 대한 걱정 공포감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에 비해 뒤쳐질 수 있다는 불안감까지 이용한다. "이렇게 싸게 파는데 안 사면 바보"라는 식의 이미지를 만들면 소비자들은 바보 취급을 받게 되는 게 두려워 필요하지도 않은 물건을 사게 된다.

금연광고처럼 실제 위험을 경고하기도 하지만 허구의 공포를 만들어내 악용하는 사례도 많다.

현대에 들어서며 여성들 패션이 자유분방해지면서 겨드랑이 털을 제모하는 이들이 생겨났다. 이 때를 틈타 한 면도기 회사는 겨드랑이 털이 불쾌하다는 식의 홍보를 했고 이는 여성용 면도 및 제모 상품의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 그래도 이 정도는 양반이다.

아이의 건강을 인질로 한 광고들은 최악이다. 상품의 질적 우수함을 증명하는 객관적 자료 없이 '좋은 엄마라면 이 제품을 쓴다'고 이미지 광고를 뿌려댄다. 품질이 더 좋고 값도 싼 제품을 사용하던 엄마들은 자칫 아이를 사랑하지 않는 엄마로 낙인 찍힐 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사로잡혀 광고에서 본 제품을 장바구니에 넣게 된다. 사교육이나 조기교육을 받지 않으면 아이가 경쟁에서 도태된다는 공포 마케팅도 종종 눈에 띈다.

MSG가 유해하다는 검증되지 않은 유포하면서 조미료 및 식품을 판매하는 이들도 있다. MSG는 미국 식품안전청도, 세계보건기구도, 우리나라 식약청도 유해성이 없다고 밝혔다. MSG가 들어있지 않다는 제품들 중 상당수는 오히려 MSG보다도 검증되지 않은 합성조미료를 쓰기도 한다.

모두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팔아먹는 사이비 종교나 다름없다.

이용민 지방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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