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수명 남성 83.5세, 여성 88.5세로 각 2.1세, 1.8세 증가

[그래픽=최윤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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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1일부터 새로운 경험생명표가 적용된다. 2015년 8차 개정 이후 4년 만이다. 8차 개정 당시 남성 81.4세, 여성 86.7세였던 평균수명은 이번 개정으로 남성 83.5세, 여성 88.5세로 각각 2.1세, 1.8세 증가했다. 매년 평균수명이 조금씩 증가하면서 경험생명표 역시 상향 조정되고 있다. 이에 따라 연금보험은 인상되는 반면 사망 관련 보험은 인하되는 등 기존 상품요금들이 요동치고 있다. 지역 보험업계는 경험생명표를 포함해 금리 변동 등에 따라 보험료에 차이가 발생해 가입 시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13일 지역 보험업계에 따르면 내달 1일부터 9차 경험생명표가 적용된 보험상품이 나오기 시작한다.

경험생명표는 생명보험사 간 보험가입자들의 평균수명, 질병 발생률, 사망률 등을 지속적으로 조사해 산출한 자료로 보험료 산정의 기준이 된다. 1989년 최초로 도입돼 당시 평균수명은 남성 65.75세, 여성 75.65세였다. 보험개발원은 보험사들의 이 같은 전체 통계를 바탕으로 경험생명표를 산출해 금융감독원에 신고한다. 금감원의 심사 결과에 따라 요율과 경험생명표 개정 시기가 결정된다. 이를 표준경험생명표라 부르는데 최근에는 각 보험사별로 경험생명표를 발표하기도 한다. 경험생명표는 통상 4-5년에 한번꼴로 개정되는데 2000년 중반 들어서는 그 기간이 3-4년 수준으로 단축돼 조금 더 자주 개정되는 추세다.

경험생명표 개정으로 연금보험의 보험료는 올라간다.

평균수명이 길어지면서 보험사가 동일한 보험료를 받으며 연금을 지급하는 시기가 길어지고 자연히 보험가입자에 지급하는 연금액은 줄어들기 때문이다. 유기탁 농협생명 차장은 "1억 원으로 월 50만 원 가량 연금을 받을 수 있는 가입자가 내달 1일 이후 같은 연금에 가입하면 46만-47만 원밖에 지급받을 수 없다"며 "경험생명표 개정 전과 같은 보험금을 탈 요량이라면 더 많은 보험료를 넣어야 하니 사실상 보험료가 오르는 셈"이라고 말했다.

연금보험과 반대로 보험료가 낮아지는 상품도 있다.

사망위험을 보장하는 종신보험과 정기보험의 요금은 저렴해진다. 암 보험도 마찬가지다. 이는 경험생명표의 기초 자료로 쓰이는 참조위험률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참조위험률은 전체 보험사의 경험 통계를 바탕으로 산출한 위험률이다.

9차 경험생명표 적용에 따르면 종신보험과 정기보험은 남녀 각각 21%, 15% 가량의 인하 효과가 생긴다. 종신보험은 피보험자가 사망할 때까지 평생을 보장해주는 상품인데, 평균수명이 늘어난다는 것은 곧 사망률 감소를 의미하기 때문에 종신보험의 가격이 떨어지게 된다. 암 발생률은 남녀 각각 17%, 14% 줄었으며 의료기술 발전 등에 따라 질병, 재해에 따른 입원비용도 남녀 16%, 10%씩 낮아진다. 다만 각 보험사가 내놓는 상품이나 연령 등에 따라 인하 폭은 달라질 수 있다.

보험료 산정에는 경험생명표 뿐만 아니라 금리 변동도 영향을 미친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각 보험사들은 보험료 산출에 반영하는 예정이율을 올릴 확률이 높다. 예정이율이란 보험사가 가입자에게 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 보험금으로 얻을 수 있는 예상 수익을 뜻한다. 통상 보험사 상품은 짧게는 10년 길게는 수십 년 운용하기 때문에 사전에 예정이율을 산출해서 상품을 만든다. 예정이율이 높아지면 상품 운용 시 이율도 높아진다. 보험 가입자 입장에서 금리 인상은 상품에서 파생되는 이율이 높아지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보험료가 낮아지는 효과가 있다. 지난해 말 한국은행이 금리를 인상하면서 예정이율에도 변동이 있을 것으로 지역 보험업계는 보고 있다.

김상철 농협세종교육원 교수는 "이번 개정된 경험생명표와 예정이율 변동에 따라 보험사별로 조금씩 상품 가격이 차이가 날 것이기 때문에 보험 가입을 염두하고 있는 분들은 꼼꼼히 따져 가입하는 편이 좋다"고 밝혔다.이영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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