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곡은 전체 4악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음악회 팸플릿이나 자막, 연주 시작 전 멘트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팸플릿에 4악장 구성까지 자세히 기록되어 있건만 굳이 반복해서 주지시키는 이유가 뭘까? 4악장으로 되어 있으니 악장(樂章)과 악장사이에서 박수를 치지 말고 4악장까지 다 마친 후에 호응을 보내달라는 뜻이다. 교과서적인 음악회 매너 지침이다.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에 하나가 "박수를 언제 쳐야 하죠?"이다. 필자의 소견으로는 "감동이 올 때"이다. 교과서적인 매너를 지켜주면 더 없이 좋을 게다. 그러나 한 악장이 내 영혼을 팔아버릴 만큼 감동적이어서 나도 모르게 박수를 쳤다면 옆 사람이 눈치를 주더라도 자존심을 걸고 끝까지 쳐라. 순간의 감정에 충실한 것이 죄가 되진 않는다. 지휘자가 그 뜻을 알고 뒤돌아서 `감사합니다`로 답해 줄 수도 있다.

음악회에는 박수코드가 있다. 서두에서 언급한대로 악장사이 박수를 참아주는 센스가 대표적이고, 단원이 모두 입장한 후 맨 뒤에 바이올린을 들고 악장(樂長)이 입장할 때 박수를 친다. 지휘자가 지휘단에 올라 갈 때까지, 협연자가 들어올 때, 휴식시간이 지나고 후반부 연주회가 시작할 때도 박수를 치는 것이 예의다. 쳄버(실내악) 연주 시에는 단원이 입장할 때부터 박수를 친다. 준비된 모든 곡의 연주를 마친 후 지휘자가 곡 중 솔로들을 일으켜 세울 때와 단원전체를 기립시킬 때 건강에도 좋다는 박수를 아낌없이 보내주면 된다. 지휘자가 인사 하고 퇴장한 후에도 계속해서 좋은 연주에 대한 감사를 표시한다. 이를 `커튼 콜 (curtain call)`이라 한다. 박수가 계속되면 지휘자나 협연자가 다시 무대 위로 돌아와 인사를 한다. 두 번 정도의 커튼 콜이 이어진 후 악장이나 단원들이 악보를 뒤적거리면 앙코르(encore)곡이 준비되었다는 뜻이고, 네 번 정도의 커튼 콜 후에도 앙코르가 없으면 미련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면 된다. 지휘자의 행동을 잘 보고 있노라면 음악회 관람이 처음이더라도 박수 포인트를 충분히 얻어낼 수 있다. 모든 박수 포인트는 한마디로 "지휘자의 얼굴이 관객을 향할 때"박수를 보내라. 결론은 백문(百聞)이 불여일견(不如一見).

김순영 대전시립교향악단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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