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자료를 검색하다가 우연히 내 고향 대전 소식을 접했다. 대전이 시 출범 70주년, 광역시 승격 30주년을 맞아 2019년을 대전방문의 해로 결정했다는 반가운 소식 말이다.

그리고 올해 초 대전은 대전방문의 해를 2021년까지 지속 추진할 것이며 이 기간 동안 "대전 관광의 틀을 새롭게 마련하고" 국내외 여행객 1000만 명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참으로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필자는 대전방문의 해(2019-2021년)가 대전 관광의 초석을 다지고 보다 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100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을 지속적으로 유치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획의도를 풀어나갈 방향이 필요하다고 보는데 현재까지 독일에 살며 배운 것을 나름대로 정리해본다.

우선 다른 도시와 차별화되는 관광사업을 유치할 필요가 있다. 환경도시, 차 없는 거리와 자전거 도로, 태양열 에너지 지붕을 도입해 친환경도시로 명성을 떨치는 독일 프라이부르크, 매해 불과 16일의 축제로 전세계 65개국에서 630만 명의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는 독일 뮌헨의 옥토버 페스트. 뮌헨이 이 짧은 기간동안 관광객으로부터 유치하는 돈은 가히 천문학적 숫자다. 관광사업의 목적은 궁극적으로 이익을 창출하는 데 있다. 독일은 아니지만 불과 3개월의 짧은 기간동안 베르디의 아이다를 비롯한 오페라 축제로 전 세계의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는 이탈리아 베로나를 보라. 문화와 도시체험을 병합한 성공사례이다.

관광객에게 "대전하면 이 여행은 꼭 해야 해"라는 볼거리를 제공해야 한다. 그 볼거리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골라하면 되니까. 다 못 보면 다음에 또 오게하면 되니까. 이를테면 꿈이 과학도라면 대덕 사이언스 길은 꼭 가봐야 하는 것처럼. 여러 다양한 체험과 테마여행이 관광객을 불러 모으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다.

또 기획의도와 성과에 치우쳐 속도를 내기보다는 장기적이고 지속적으로 유지될 프로그램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근면하고 성실한 독일인의 기질은 "빨리, 빨리"에 익숙한 한국인에게 자칫 지루하게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독일을 경제강국으로 만든 것은 바로 이 근면함과 성실함이다. 독일의 중소기업들(Mittelstandige Unternehmen)은 대부분 가업을 이어가는 가족 경영인데 그 전통이 적게는 50년에서 200여 년으로 이어진다.

한국사람이 선호하는 주방제품회사 휘슬러는 그 역사가 174년이다. 휘슬러는 자국에서는 3내지 4배가 비싸 구입을 꺼려하는 한국사람과 중국사람을 공략해 독일에서 여행을 하고 착한 가격으로 쇼핑을 하는 쇼핑 여행을 기획해 매상을 올리고 있다.

한국에서는 순천시와 인천시도 올해 자기 도시를 관광유치도시로 기획한 것으로 알고 있다. 순천하면 순천만, 인천하면 국제공항을 떠올리는 관광객에게 그 두 도시도 대전처럼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자기도시를 홍보하려고 열을 올리고 있을 것이다.

그 두 도시를 경쟁도시로 볼 것이 아니고, 서로 상생하는 동료로 보자. 관광객을 유치하려는 같은 목적을 가진 동료 말이다. 이런 동료와의 상호 협력(Kollaboration)을 통해 나 혼자 짜내는 아이디어에 두 새로운 아이디어를 더하고 공유하며 행사도 함께 진행하면서 관광객에게 찾아서 다니는 여행을 제공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듯 싶다.

필자는 이제 한국에 산 시간보다 독일에서 산 시간이 더 많다. 한국 그리고 대전은 이제 어쩔 수 없이 방문객이 돼 찾아가는 나라와 도시가 됐다. 그래서 내 고향 대전이 대전 방문의 해로 설정한 2019년이 일시적인 행사로 머물지 않고 2029년, 2039년으로 이어지는데 초석이 되는 행사가 되기를 바란다. 필자는 4월 대전이 목표한 1000만 관광객의 한 일인으로 야심차게 대전을 방문할 예정이다. 2주라는 짧은 체류이기에 알차고 보람되게 내 도시 대전을 체험할 계획이다. 필자는 이미 대전시청 홈페이지에서 친절하게 알려주는 여행중에 `함께 걷는 대전 둘레 길`을 방문지로 골라 놓았다. 내 대전 여행 체험을 여기 독일에 열심히 알려서 독일 관광객도 대전이 목표한 1000만 명에 기여하도록 한 몫을 하고 싶다. 벌써부터 신이 난다. "신나고 재미있는 대전으로" 내 마음이 먼저 달려가고 있다.

독자 강화정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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