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 운영하는 ATM 4년 만에 1만 55대 줄어

국내 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가 줄면서 저소득층의 금융 활동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8년도 지급결제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ATM(CD 포함)은 2017년 기준 12만 1492대였다. ATM이 가장 많이 설치됐던 2013년 12만 4236대에서 2744대(2.2%) 감소한 셈이다.

이중 은행 등 금융기관이 운영하는 ATM은 감소 폭이 커졌다.

금융기관 점포 내·외 ATM은 2013년 8만 6810대에서 2014년 8만 4973대, 2015년 8만 2674대, 2016년 7만 9695대 2017년 7만 6755대로 줄었다.

한국은행은 국내 은행들이 비용절감을 위해 점포 축소에 나서면서 영업점 내 또는 영업점과 인접해 설치한 자체 관리 ATM을 축소한 것으로 봤다. 이용건수가 적다 보니 수익을 내지 못하는 기기를 줄인 것이다.

한국은행은 국내 은행들이 향후에도 ATM을 감축해나갈 것으로 전망했다. 기기 운영비용이 수익보다 높은 상황에서 ATM 감축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은행이 개별적으로 ATM을 줄여나갈 경우 저소득층의 금융 거래 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놨다. 2017년 국정감사자료의 ATM 거래건수 통계에 따르면 소득이 낮을수록 ATM 이용 빈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소비자의 현금이용 편의와 금융포용이 저하되지 않도록 유관기관 간 협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국은행은 보고서에서 "ATM의 공공인프라 성격을 인식해 ATM 공급기관들(금융회사 및 ATM VAN사)이 공동 대응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며 "영국에서는 ATM의 지역 불균형에 따른 소외를 최소화하기 위해 ATM 네트워크 운영사인 LINK사가 저소득 지역에 ATM 배치를 확대하는 사업을 시행 중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VAN 사업자(ATM 설치, 운영 시재관리 등을 전문으로 하는 사업자)가 자체 운영하거나 은행과 제휴를 맺고 운영하는 기기는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적자를 보이는 자체 운영 ATM을 VAN사 운영으로 대체한데 따른 것이다.

VAN 사업자가 운영하는 ATM은 2013년 3만 7426대에서 2017년 4만 4737대로 7311대가 늘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높은 수수료로 이용실적은 저조한 편이다. VAN사가 운영하는 ATM 수수료는 900-1300원 수준으로 국내 은행 수수료인 600-1000원(타행고객 기준)에 비해 높은 편이다. .이영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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