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지글러 전 유엔식량특별조사관의 서적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에 보면 오늘 날 세계 인구 중 10억 명이 심각한 만성 영양실조 상태에 있다. 4분마다 어린이 1명이 비타민 A결핍으로 시력을 잃고 있으며 영양실조 때문에 걸리는 질병인 노마는 해마다 14만명의 새로운 환자가 발생한다.

장 지글러는 세계 기아의 배후를 서양의 채권은행들과 거대 투기자본을 지목하고 있다. 이들이 투기를 통해 약소국의 토지를 빼앗고 식량가격을 조절해 어린아이들을 살해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법정스님은 아무리 자기 것이라 하더라도 그 근원을 추적해 보면 다른 누군가가 가져야 할 것을 도중에 가로챈 것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이 책의 가르침은 최근 미세먼지로 인해 기대수명이 줄고 있는 인류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미국 보건영향연구소가 발표한 `2019 세계 대기 상태`보고서에 따르면 대기오염은 전 세계적으로 5번째 많은 사망 원인에 해당했다.

특히 미세먼지, 화석연료 사용 등이 심각한 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 위험도는 더 높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남아시아 아이들의 기대수명은 30개월 단축될 것으로 예상됐다.

심각해지는 미세먼지의 배후도 거대자본들이다.

우리나라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현황을 봐도 석탄화력과 대기업들이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4월 1일 환경부가 공개한 `2018년 전국 626개 사업장의 연간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에 따르면 현대제철 당진공장이 2015년 이후 줄곧 1위를 지키던 삼천포화력을 제치고 전국 1위에 올라섰다.

물론 현대제철은 2017년 당진시와 자발적 감축협약을 체결하면서 2020년까지 대기오염물질을 2016년 대비 40%까지 감축하겠다고 약속했다. 최근 환경단체의 비판엔 설비 증설에 따른 배출량 증대의 불가피성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이 다소 억울하다는 주장엔 동의할 수 없다.

그들은 분명 그동안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는 다수의 권리를 침해했고 그로 인해 거대 이익을 취한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프랑스 소설가 조르주 베르나노스는 "신에게는 우리들의 손만이 있을 뿐이다"고 했다. 우리가 세상을 바꾸지 않는다면 아무도 그 일을 하지 않을 것이다.

차진영 지방부 당진주재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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