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국무위원장도 3차 회담 가능성을 거론했다는 점에서 추이를 지켜보게 한다. 김 위원장은 12일 최고인민회의에서 행한 첫 시정연설에서 3차 회담을 할 용의가 있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제3차 조미(북미)수뇌회담을 하자고 한다면 한 번은 더 해볼 용의가 있다"고 밝혔고, 트럼프 대통령도 "3차 정상회담이 좋을 것이라는 데 동의한다"고 호응했다. 서로 신뢰를 확인하면서 3차 회담 필요성에 공감하며 대화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의지다. 하노이 회담 결렬로 비핵화 논의가 교착 상태로 접어들었다 고는 하나 대화를 통한 해법에 기대를 걸게 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중재·촉진자 역을 자임하는 문 대통령으로서는 협상의 불씨를 살려나가는 데 주력할 일이다. 북미 간 입장차를 좁혀 대화 테이블에 앉힐 수 있도록 하는 외교력이 절실하다. 대북 특사 파견 등이 하나의 방법이다. 나아가 남북정상회담이 징검다리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북한을 북미 협상장으로 다시 이끌어내려면 대북 제재와 관련한 미국의 입장을 분명히 전달하는 게 중요하다. 한미정상회담에서 대북제재 완화가 우리의 희망사항임이 드러난 현실을 인정하고, 북 측에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는 얘기다. 자칫 북한에 잘못된 신호를 보내서는 북미간 갈등이 깊어지고, 완전한 비핵화도 멀어지고 만다.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