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명은 `단어의 이름.`
전시에서 작가는 스스로의 뒤통수와 얼굴, 본인이 하는 말을 의미하는 말풍선을 변형해 표현한 작업들과 원소 기호를 이용해 ART, FINEART, REAL이라는 단어를 드로잉해 만들고, 거기에 색다른 이름을 붙인 작업들, 종이에 `Fine Arts`라고 쓰고 이 종이를 햇볕에 한 달간 말리는 과정을 기록한 사진 작업 등을 선보인다.
이 교수의 작업 방식은 독특하다. 원소기호를 이용해 단어를 드로잉하고, 이름을 붙이는 식이다.
일례로 ART라는 단어를 드로잉하기 위해 `Ac(악티늄)+Ra(라듐)+Ta(탄탈)`의 원석이나 추출된 결정체를 드로잉하고, 이를 붙여 읽어 `AcRaTa`라는 이름을 붙인다. 그리고 또 동일한 단어를 드로잉하기 위해 `Au(금)+Re(레늄)+Te(텔루륨)`의 원석을 드로잉하고, 이를 붙여 읽어 `AuReTe`라는 이름을 붙인다.
이 교수는 "원소기호를 사용한 이유는 화학 분야에서 일하는 지인이 예술의 의미와 그 작동 방식에 대해 질문을 해왔고 대화를 나누다가 원소로부터 비롯된 예술 관련 단어들의 이름을 짓기 시작했다"며 "그 이름들은 그리스나 인도같은 곳의 신화에서나 나올법하지만, 유머로 작동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이번 전시에는 `포자 5` 같이 스스로의 뒤통수를 변형해 형상화한 작품과 `Portrait 8`같이 얼굴을 변형해 표현한 작품. 작가가 하는 말들을 의미하는 `말풍선` 시리즈 작업, 또 `Fine Arts`라고 쓰인 종이를 햇볕에 말리는 과정을 기록한 사진 작업이 함께 전시된다. 이 작업들 또한 은유적 방법과 인식론적 접근을 공유한다. 이것은 신화 같아 보이지만, 실재(實在)에 다가서려는 노력이다.
이주형 교수는 " 우리에게 이름이란 무엇인가. 그리고 이름은 어떻게 생성되는가. 그저, 내가 부르면 몸짓에서 대상이 되는가?"라며 "이러한 인식의 첫 번째 순간을 빌어, 나의 미술이 가진 속성을 이번 전시를 통해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주형 교수는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2010년에 성곡미술관 `내일의 작가상`을 수상했다. 그의 작품들은 63스카이아트미술관, 박영문화재단, 성곡미술관, 아트뱅크(국립현대미술관),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등에 소장돼 있으며, 현재 한남대학교 조형예술학부 회화전공의 교수로 재직중이다.
원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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