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성 장애인들은 제 음원의 단순한 참여자가 아닌 창작의 주최자입니다."

사회복지사이자 음악프로듀서인 남헌<사진> (사)한국자폐인사랑협회 대전지부 간사는 자폐성 장애인을 자신과 동등한 아티스트라고 힘주어 말했다.

남 간사는 자폐성 장애인들이 내는 일상의 소리를 녹음, 편집해 자신이 만든 곡에 믹싱해 음원을 만들어 낸다. 이렇게 만든 `평범한 노래1`과 `야이야`는 지난해 천안에서 열린 공연에서 시민들에게 선보이기도 했다.

남 간사는 "첫 공연 후 음원에 참여한 자폐성 장애인 부모님으로부터 인정도 받고, 주변분들로부터 격려도 많이 받았다"며 "자폐성 장애인들이 내는 휘파람 소리나 같은 단어의 반복이 별거 아닌것 같지만 곡에 녹여내면 아름다운 음악이 된다. 함께 곡을 만들어가는 만큼 그들 역시 음악의 창작자"라고 말했다.

그들이 만들어내는 하모니는 현재 진행형이다.

남 간사는 20일 장애인의 날 하루전인 19일 오후 7시 대전 향기스토리카페에서 `평범한 노래2` 음원과 발달장애인 합창단원(올림합창단)들이 코러스로 참여한 `꿈`의 음원을 발표한다. 또 올림 합창단원들이 부르는 합창곡과 CCM가수 하니, 밴드 공연이 이어질 예정이다.

그는 "우리사회에서 자폐성 장애인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대부분 불쌍하거나 교육이 필요하다거나 특별하다고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며 "사실 자폐성 장애인들은 자기만의 색깔이 뚜렷한 존재로, 이런 음악 작업을 통해 그들이 우리 사회에서 익숙한 존재가 됐으면 하는 마음에서 2번째 공연을 개최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은 장소 대여비 등으로 수백여만의 비용이 들지만 자비로 충당할 예정이다. 지자체나 장애인단체 등의 지원을 받아 할 수도 있지만, 자폐성 장애인들과 가족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관심 속에 진정성 있는 공연을 하고 싶은 마음에서다.

그는 "지난 4월 2일 세계자폐인의 날 기념행사에서 자폐성 장애인과 한 무대에서 노래도 불렀고, 일본 삿포로장애단체는 제 곡 `야이야`를 번역해 공연을 하기도 했다"며 "사심없이 좋아서 한 일이었기에 진정성 있게 봐주셨던 만큼 이 마음을 잃지 않도록 스스로 채찍질을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들의 소리와 이야기가 담긴 음악을 통해 비장애인들이 자폐성 장애인들에게 관심을 갖고 그들도 사회의 일원으로써,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평범한 존재가 됐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원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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