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핵융합연구소(NFRI)

ITER로 떠나는 VS1 컨버터
ITER로 떠나는 VS1 컨버터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International Thermonuclear Experimental Reactor)의 건설 공정률이 60%를 넘으며 2025년 첫 플라즈마를 밝힐 인류의 `인공태양`이 점점 가시화되고 있다.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공동개발사업은 미래에너지로 각광받는 핵융합에너지 대량생산 가능성을 실증하기 위해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러시아, 유럽연합, 일본, 중국, 인도 등이 공동으로 수행하고 있는 과학프로젝트다.

태양이 에너지를 만드는 원리인 `핵융합` 반응을 통해 지구에서 만들어 낼 수 있는 ITER 장치는 연료가 거의 무한하다고 볼 수 있다. 특히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이나 심각한 사고 위험 없이 핵융합 발전을 상용화하기 위한 연구를 수행할 수 있다.

국가핵융합연구소 ITER 한국사업단은 ITER 완성을 위해 현물조달과 현금 분담, 전문인력 파견, 핵심기술개발 및 기반구축, 국내전담기구 운영 등 우리나라 ITER 공동개발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이를 위해 품질보증시스템 안정화 및 조달품목별 조달 관리를 체계화하고 ITER 한국사업 종합사업관리시스템을 마련해 기술·지식재산 관리 효율성을 높였다. 더불어 ITER 국제기구 및 참여국 간 국제협력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25년 ITER의 첫 플라즈마를 밝히기 위해 초전도 도체, 진공용기 본체 및 포트, 조립장비류, 전원공급장치, 블랑켓 차폐블록, 열차폐체, 진단장치, 삼중수소 저장 및 공급 장치 등 9개 품목의 조달을 책임지고 있다. 지난해 8월 말에는 주요 마일스톤 중 하나인 ITER 열차폐체VVTS의 9개 섹터 중 6번 섹터 가조립과 검증이 경남 창원 삼홍기계에서 진행됐다. ITER 한국사업단과 ITER관계자, SFA사 관계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된 검증 결과, 패널 연결부 볼트홀 공차가 2㎜ 이내로 높은 기술력을 입증했다. 같은 해 9월에는 전원장치 중 하나인 CS 컨버터 변압기가 프랑스 ITER 현장으로 적기 운송 완료되며 ITER 완공을 위한 마일스톤의 한 단계를 매듭지었다. 지난 달에는 초전도자석 전원공급장치 VS1 컨버터 초도품이 프랑스를 향해 운송을 시작했다. 인공태양이라 불리는 ITER와 같은 토카막형 핵융합 장치는 초전도자석이 만든 강력한 자기장을 이용해 초고온 플라즈마를 가두고 태양에서 일어나는 핵융합 반응을 만든다. 컨버터는 이러한 자기장을 만드는 ITER 초전도자석 시스템의 각 부분에 수 십 kA급 정밀 제어 전류를 공급해 핵융합 플라즈마를 효과적으로 제어(플라즈마의 발생, 가열, 위치 및 형상 제어)해 주는 역할을 한다.

1억℃ 이상 초고온 플라즈마를 가두고 영하 268℃의 극저온을 견뎌야 하는 핵융합 장치는 열차폐, 극진공, 초고압 등을 실현하는 최첨단·신기술의 각축장이다. ITER는 7개 참여국이 130억 유로(18조여 원)에 달하는 예산을 투자하고 기술을 결집하는 인류 최대의 국제 공동프로젝트인 만큼 각국의 산업체들도 함께 참여하며 신산업 개척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ITER 국제기구는 프로젝트와 관련된 조달품과 기반시설 관련 계약이 800여 건 이상 될 것으로 전망한다. 우리나라는 지난 2월 기준 ITER 기구 및 타 회원국 등으로부터 총 119건, 5975억여 원을 직접 수주해 계약을 체결했다. ITER 한국사업단은 국내 산업체가 국내에서 개발된 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 KSTAR에서 쌓은 기술력을 기반으로 해외 수주에 성공할 수 있도록 조달품 제작 및 실험로 건설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등 다각적으로 지원해왔다.

우리나라는 KSTAR를 통해 핵융합 연구역량을 강화했지만, 에너지 자립국으로 성공하려면 앞으로도 선도적인 핵융합 기술 확보가 중요하다. 때문에 ITER 한국사업단은 글로벌 수준의 핵융합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기술 역량을 높이기 위해 ITER 국제기구에서 근무하는 한국인 인력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KSTAR 사업을 이끈 이경수 박사는 ITER국제기구의 기술 총괄 사무차장으로 선임돼 ITER사업의 주요 의사 결정, 기술 총괄 등 ITER 사업관련 핵심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토카막 조립, 진공용기 개발, 제어시스템 개발, ITER초기 운전 분야의 책임자로 한국인 연구자들이 근무하고 있다. ITER 한국사업단은 ITER 파견 관련 콘텐츠 개발, 홍보 및 현장지원을 강화해 지난해 ITER가 34차례에 걸쳐 진행한 77개 직위 공개모집에 국내 인재 12명의 직접 고용되는 결실을 이뤘다. 또한 IPA, 방문연구원 제도 활성화를 통해 총 4명 신규 파견 실시했다. 김대욱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ITER건설현장
ITER건설현장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