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휴일인 21일에도 문재인 대통령의 이미선 헌법재판관 임명과 한국당의 전날 장외집회 등을 놓고 거친 설전을 주고 받았다.

더불어민주당은 한국당의 전날 장외집회와 관련 "민생과 안보를 지키고자 한다면, 한국당과 황교안 대표가 있어야 할 곳은 거리가 아니라 국회"라고 비판한 반면 한국당은 "청와대와 민주당 향한 국민의 피 끓는 외침, 끝까지 외면할 것인가"라고 되받아치며 공방을 이어갔다. 바른미래당은 이런 양당을 싸잡아 비판했다.

이재정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어제 황 대표는 임시국회를 내팽개치고 나간 장외집회 현장에서 `우리 경제가 IMF이전으로 되돌아간다`, `베네수엘라행 특급열차를 탔다`는 등 선동의 언어를 늘어놓았다"며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김정은 대변인`이라며 나경원식 색깔론 막말을 재소환해 문재인 정부의 외교·안보까지 힐난하고 나섰다"고 비판했다.

앞서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20일 광화문 집회에서 "북한은 우리를 핵으로 위협하고 있는데, 대통령은 대북제재를 풀어달라고 사방팔방 돌아다니고 있다. 우리 경제 살릴 외교는 전혀 보이지 않고, 김정은 대변인 역할만 하고 있다"고 문 대통령을 비판한 바 있다.

이 대변인은 이어 "국회를 내팽개치고 나선 한국당과 황교안 대표는 도로친박당으로 회귀해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의 그 때로 대한민국을 되돌리고 싶은 것인가"라며 "민생과 안보를 지키기 위해서는 일을 해야 한다. 자유로운 경쟁시장에서 일한 만큼 거두고 노력한 만큼 성과를 가져가야 한다는 것이 보수의 기본 가치"라고 꼬집었다.

반면 김정재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문재인 정권의 오만은 인사참사의 책임을 실무 비서관 교체로 어물쩍 넘기려 하고 있다"며 "인사가 뭐가 문제냐라는 청와대의 뻔뻔함이 실무자 꼬리 자르기로 조국 민정수석·조현옥 인사수석에게 면죄부를 하사하겠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외교 안보는 작심한 듯 실패를 반복하며 `국제 외톨이` `굴욕 외교`의 길로 들어서고 있다"며 "동맹국인 미국에게는 `누구 편이냐`는 얘기를 듣고, 북한 김정은에게는 `오지랖 넓다`는 비아냥을 듣는 조롱거리가 되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상황이 이런데도 청와대와 민주당은 광화문에 울려 퍼진 국민의 외침을 `색깔론`으로 일축, 외면하고 있다"며 "부디 청와대와 민주당은 `색깔 없는` 국민의 걱정을 깊이 새겨듣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바른미래당은 "집권 여당과 제1야당이 서로 번갈아 가며 세상을 어지럽히고 국민을 속이는 혹세무민 정치를 펼치고 있다"며 싸잡아 비판했다.

이종철 대변인은 "민주당은 한국당의 장외집회를 공격하는데 참으로 후안무치하다. 장외집회니 장외투쟁이니 하면 민주당의 `전매특허`다. 나무랄 자격이 있는 사람이 나무라야 한다"며 "민주당은 국정에 정말 무책임하다. 야당을 설득하지도 못하고 청와대를 견인하지도 못하는 등 역대 어느 집권 여당과도 비교가 되지 않는 무능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이 대변인은 "한국당의 장외집회에서 나온 발언들은 참으로 국민 공감을 얻기 어렵다. `종북굴욕외교`니 `좌파천국`이니 하는 말도 지나치다"며 "문재인 정부의 독단과 독선을 우려하고 비판하는 국민들도 한국당의 언행에는 도리어 반감만 커진다"고 지적했다. 서울=김시헌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김시헌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