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예술의전당 전경.  [사진=대전일보DB]
대전예술의전당 전경. [사진=대전일보DB]
지난 25일 오후 대전시립연정국악원 큰마당에서 열린 대전시립무용단의 기획공연 III `청춘, 춤꾼들의 무대`를 지켜본 한국춤 명인 A씨는 공연이 끝나자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스타 무용수를 배출하겠다는 취지로 1991년부터 시작한 `단원창작 공연`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그 아쉬움을 한숨으로 표현한 것이다.

A씨는 "해마다 비슷한 안무 패턴에 특정인들만 무대에 서는 탓에 신선함과 기대감이 사라진지 오래"라며 "시립무용단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예산을 지원해주는데도 단원들의 참여율이 저조하고 퀄리티가 떨어지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대전시립무용단원들의 기량을 창의적인 안무로 표현해 관객들에게 선보이는 `단원창작 공연`에 대한 전반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9일 대전시립무용단에 따르면 최근 6년간 34명의 대전시립무용단원 중 단원창작공연 무대에 오른 단원은 총 57명에 달했다. 1회당 평균 10여명이 3개팀으로 나뉘어 무대에 오른 것이다.

이 중 A무용수는 6년동안 50%에 달하는 3번의 무대에 홀로, 혹은 듀엣으로 섰고, B 무용수는 2016년부터 3회 연속으로 창작무용에 참여했다. 이외에 3명의 남녀 무용수들이 각각 2번씩 참여하는 등 특정 단원들만 참여하는 `그들만의 리그`로 변질되고 있다.

실험적인 창작 안무 대신 익숙한 패턴의 동작 등으로 관객들의 기대감을 얻지 못하면서 객석 점유율 역시 60%를 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어린이춤(100%)과 정기공연(80%) 객석 점유율의 한참 못 미치는 수치다. 타이틀도 28년동안 8번이나 바뀌었는데 그때마다 정체성도 흔들렸다. 단원들의 안무역량을 키우기보다는 외부 무용수들이 참여하는 공연으로 변질되는 등 수차례 부침을 겪기도 했다.

이처럼 단원창작 공연이 제 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은 단원창작 공연을 바라보는 예술감독의 성향에 따라 좌우되는데다, 단원들이 반드시 참여해야 할 유인책 또한 없기 때문이다.

대전시립무용단 B단원은 "예술감독의 적극적인 지지와 배려가 없으면 단원 창작은 사실상 하기 힘든 구조"라며 "시립무용단 스케쥴도 만만치 않고, 창작 공연시 사비도 적지 않게 들어 단원들도 개선의 필요성은 알면서도 해마다 문제가 반복됐다"고 말했다.

이에 지역 무용계에서는 오디션을 통한 단원창작, 팀별 미션을 통한 평점 가점 등을 통한 유인책과 예술감독의 적극적인 지지와 격려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지역 무용계 원로는 "2700여만원의 시 예산이 특정인들의 개인공연이 되지 않으려면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경연 구조로 바꾸는 것도 방법"이라며 "신임 예술감독 역시 기획공연 외 단원창작 공연을 독려하는 분위기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원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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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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