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여지도
대전을 중심으로 활동한 임양수 작가는 대전미술의 역사를 꾸준히 기록해 왔다. 지금의 모습과는 다른 목척교의 옛 모습을 추억속에서 꺼내볼 수 있는 것도 그가 그림으로 남겨놨기에 가능했다.
대전시립미술관이 30일부터 8월 25일까지 중구 대흥동에 위치한 대전창작센터에서 기획전 `대전여지도-Mapping Daejeon`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대전방문의 해를 기념해 대전문화를 소개하고 대전의 정체성을 정립하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기획됐다. 전시장에서는 작품으로 승화된 대전의 주요명소를 만날 수 있을 뿐 아니라 대전문화와 역사도 엿볼 수 있다.
`대전여지도` 전시에는 박능생, 박영선, 박성순, 송진세, 신건이, 윤후근, 이민혁, 임양수, 정명희 9인의 작품과 아카이브 자료 100여점을 지역 문화예술 단체들과 협업해 선보인다.
대전·충남 사진작가 1호인 신건이 작가는 대전 사진계의 선구자로 통한다. 8·15 해방 혼란기와 6·25 전쟁의 참상에 대한 기록, 60년간 사진에 담았던 대전·충청의 생활 풍경은 역사로, 시대의 생생한 증언으로 기록되고 있다. 특히 그는 1960년대부터 계룡산, 금강, 공주, 대전, 연기, 서산 등 지역의 전통문화유산과 사람들, 변모하는 도시풍경을 기록하는 일에 평생 매진했다. 대전풍경시리즈-월평동은 1960년대 공주에서 대전으로 거주지를 옮긴 후 대전의 여러 풍광을 담은 작품으로, 당시의 시대상을 비롯한 세밀한 풍경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송진세 작가의 `서정은 `대전극장통`으로 일컬어지는 곳에서 화실을 운영할 때 제작한 작품이다. 당시 벽 재료로 흔하게 사용되던 합판을 떼어내어 그 위에 거칠게 색을 칠한 후 덧발라 가며 3년간에 걸쳐 제작한 이 작품은 대전에 실제 존재했던 허름한 음식점의 풍경을 담고 있다. 거칠고 두터운 마티에르에는 어두운 색채로 뒤덮여 있어 서민들의 애환이 더욱 도드라지게 표현하고 있다. 특히 천정의 전등, 막걸리주전자 등을 보면 1930년대의 고단한 서민의 애환과 삶이 그대로 느껴진다.
김민기 학예 2팀장은 "이번 전시는 대전문화의 다양한 분야의 자료를 수집하고 고증을 통해 퍼즐을 맞추듯 우리 지역의 문화와 역사를 재정립하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이라며 "오래 된 사진첩에서 발견한 낡은 사진이 불러오는 추억들처럼 대전 원도심은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귀중한 문화이자 역사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를 함께 지키고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세연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